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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마치 Oct 12. 2018

선배는 삼각김밥을 먹으며 말했다

이 또한 지나간다고



이게 바로 인생의 진리지!


 알바가 갑자기 안 나온다고 했던가, 뭐 그런 일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별 것 아닌데 그때는 뭐가 그렇게 죽을 것 같았을까. 전전긍긍하며 휴대폰을 부여잡고 전화를 돌리는 나를 보며 선배가 말했다. 수진아, 다 지나간다.


 지금도 그 장면이 딱 떠오른다. 선배가 삼각김밥 포장을 까면서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회사생활을 어떻게 15년이나 했는 줄 알아? 시간이 흘러서 그래. 시간은 자연히 흐르고 그러면 어떤 고통이든 다 지나가게 되어있거든.

 

 아, 진짜 인생의 교훈이다. 좁디좁은 백룸에서 삼각김밥 노나 먹으며 나눈 그 대화가 내 삶을 흔들었다. 나노 단위로 시간을 쪼개도 그 안에 고비는 분명 하나쯤 있을 텐데. 매일 닥쳐오는 시련을 닥치는 대로 해결하고 잠들고, 눈 뜨면 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그럼 또 해결하면 되고, 해결 못 하면 또 그런대로 지나가고. 왜 나만 이렇게 일이 많은가! 를 외치게 되는 날이면 선배의 말을 떠올린다. 그래.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러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시련 수천 개 중에 하나쯤 흘려보내도 크게 내 삶이 달라지지 않더라고.




오늘도 참 바빴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 탓에 오들오들 떨면서 심한 욕 몇 마디를 한 것도 같다. 퇴근길 버스 창 밖을 보며 조용히 혼잣말을 했다. (다행히 사람이 별로 없어서) 이 또한 지나간다. 다 지나간다. 그러니 거짓말처럼 속이 괜찮아졌네. 아까는 짜증이 그렇게 나더니 지금은 또 카페에서 치즈쿠키를 야금야금 먹으면서 이런 글을 쓴다.


 혹여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대도 사람에 일에, 때로는 돈에 치여 괴롭다면. 나처럼 세 번쯤 소리 내서 외쳐보길. 이 또한 지나간다고. 진짜 거짓말처럼 괜찮아지더라니까. 속는 셈 치고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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