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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리송 Jun 02. 2024

소우마야 뮤지엄

24.02.29_Soumaya Museum

위치 : 멕시코시티 (Blvd. Miguel de Cervantes Saavedra, Granada, Miguel Hidalgo, 11529, CDMX)

설계 : FR-EE

준공 : 2011 (설계기간 : 2005-2008)

연면적 : 17,000 sqm

용도 : 뮤지엄 (문화 및 집회시설)


소우마야 뮤지엄 전경 (출처 : Archdaily)

멕시코에서 두 번째 건축 답사지는 소우마야 뮤지엄이다. 내가 FR-EE회사를 알게 된 것도, 그리고 이 회사에 다니기로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도 이 건물이었다. 유려한 곡선 형태의 건물은 미적으로 인상적이었고, 이를 뒤덮고 있는 16,000개 육각형 패널은 기술적으로도 궁금함을 자아내는 건물이었다.

소우마야 뮤지엄 스케치 (출처 : Milimet)


소우마야 뮤지엄은 폴랑코(Polanco) 역에서 2km 정도 떨어져 있기에 10분 정도 자전거를 타면 (걸어서 30분) 도착할 수 있다. 다행히 폴랑코 지역은 쇼핑몰도 많고, 거리도 깨끗해서 거리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서 자전거를 타는 동안 심심하지는 않았다.

소우마야 가는 길 IN 폴랑코
소우마야 뮤지엄의 첫 조우

소우마야 뮤지엄이 멀리서부터 이전에는 전혀 보지 못했던 곡선의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유기적인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건물을 한 바퀴 도는 내내 아주 다른 곡선의 건물을 감상할 수 있었다. 사진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몇몇 장면에서는 꽤 투박한 곡선이 보이기도 했지만, 사진에서 자주 보던 뷰에서는 역시나 아름다운 곡선을 뽐내고 있었다.

반쪽샷 (낮 & 밤)

외부 디자인을 짧게 구경하고 나서 내부를 둘러보기로 하였다. 기존에 형태, 파사드 패터닝을 자세히 살펴보았고, 내부 공간은 잘 알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약간의 기대감을 가졌다. 배치도에서 살펴보면 알 수 있듯이 계단 또한 유려한 건물과 일체감이 느껴지는 디자인으로 계획되었기에 (당연하지만) 이런 곳까지 신경을 쓰고 있음에 약간의 감탄을 하며 내부로 진입하였다. 짐 검사를 마치고 입장한 후, 가장 높은 곳부터 보면 좋을 것 같다는 느낌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최상층(7층) 에는 코어가 튀어나오는 것이 싫다는 디자인적인 이유 때문에 인지 모르겠지만 램프로 올라가야만 했다. 건물에 어울리는 유려한 곡선의 램프는 멀리 보이는 천창과 구조를 다각도로 관찰하면서 올라갈 수 있게 해 주었다.

7층으로 올라가는 램프
7층

올라가서 마주친 최상층은 정말 아름다웠다. 기둥 없는 유기적 평면의 7층은 광활한 공간이었다.  트러스 구조를 통해 기둥이 하나도 없는, 아주 넓은 공간을 구현하여 자유로운 전시를 가능하게 해 주었고, 가운데 천창을 통해 관입된 빛은 공간에 깊이감을 더해주었다. 막상 최상층에 와보니 단순히 디자인적인 이유가 아니라, 최상층을 순수한 대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이유에서 6층까지만 엘리베이터가 갈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 같았다. 또한 처음부터 회화가 아니라 조각을 전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자연채광을 하였는지 아니면 공간적 아름다움을 만들고 나니 조각 전시가 적합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자연채광에도 무리가 없는 전시 계획도 인상적이었다.(회화는 자연광에 취약하지만, 조각은 무관하다) 전시물 보다 건축을 답사하러 온 나는 로댕의 조각상을 구경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구조를 이리저리 살펴보며 시간을 보냈다. 트러스 구조는 수평부재가 이중으로 놓이기 때문에 빛이 많이 차단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여기서 보니 생각보다 구조미와 빛이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램프 01_7층 > 6층
램프 02_7층 > 6층
램프 03_7층 > 6층

최상층을 오랫동안 살펴본 후 램프를 통해 한 층씩 내려왔다. 내려오는 동안에는 너무 많은 예술 작품으로 인해 건축 공간을 느낄 여지가 없었다. 6층부터 3층까지는 회화와 (로댕을 제외한) 조각 작품을 마주할 수 있었는데, 매 층에서 곡선 코어 부분을 제외하고 모든 공간은 격자형 벽과 작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 유일하게 코어부만 같은 위치에 반복되어 있었기 때문에 각 층에서 내가 어디쯤 있는지를 코어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전시공간
코어부

그럼에도 전시층 평면에서 궁금했던 점은 기둥이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격자구조가 아니고, 균등한 각도나 간격도 아니었기에 어떤 질서로 기둥이 배치되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남아있었다. (나중에 도면을 통해서 일정한 위치에 기둥이 배치된 모습은 확인할 수 있지만, 어떤 질서인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다만 1층에서 2층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보이드 공간(램프 계단이 있는 부분)의 흐름을 따라 기둥이 배치되어서 1층까지 기둥이 내려올 수 있도록 계회한 것은 희미하게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

램프 04_4층 > 3층

점점 내려오다가 어느 순간 공간의 분위기가 변했다는 것을 느꼈고, 자세히 살펴보니 재료계획이 전환되었다. 최상층부터 3층까지 벽과 천장은 하얀색 페인트, 바닥은 목재로 설계되었는데 3층에서 2층으로 내려오는 램프부터 바닥도 하얀 대리석으로 시공되었다. 그 램프는 1층까지 이어지는 긴 동선이었고, 램프를 따라 거대한 3층 높이의 로비공간이 계획되었던 것이다. 건축가는 점점 올라가는 동선으로 계획을 했을 것이므로 1층부터 3층 도착 램프까지를 하나의 동선으로 인식했던 것 같다. 그러고 나서 돌이켜보면 전시계획은 2층, 3-6층, 7층으로 나눌 수 있었다. 2층은 근-현대 공산품, 3-6층은 전통 회화 및 조각, 7층은 로뎅 조각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러한 전시 특성을 바닥 패턴과 연결시켜서 공간배치를 했다는 점도 꽤 인상적이었다. 

램프 05_3층 > 2층

램프를 따라 1층에 도착해서 로비를 살펴보았다. 커다란 다비드상과 작은 조각들이 배치되어 있었지만, 3층까지 뚫린 공간으로 인해 시원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후 뮤지엄의 마지막 종착지인 기념품 샵에 들렸는데 생각보다 건물에 대한 책자나 엽서는 없고, 예술 작품에 대한 상품이 대다수를 이루었다. 역시나 멕시코도 건축보다는 예술 작품이 훨씬 가치 있다고 느끼는 것은 아닌지 하는 아쉬움을 느꼈다. 그리고 마지막 식당까지 이어지는 램프 또한 유려한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나중에 유기적인 평면을 짜게 된다면 더욱 자세히 참고해야 할 건물로 기억할 것이다.

램프 06_2층>1층
1층 로비

그렇게 전체적인 건물 내부를 살펴보고 다시 건물 외부로 나와서 입구 부분과 패널링 디테일 부분을 살펴보았다. 입구 부분에서는 면 처리를 어떻게 했는지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마지막 패널링과 연결하여 알루미늄을 구부러뜨리는 방식으로 마감처리를 했다. 패널링은 안쪽을 자세히 보기 힘들어서 시공 방법은 정확히 보지 못했지만, 가까이서 보니 조금 엉성해 보인다는 생각은 들었다. 멀리서 보았을 때에는 패널링 사이의 틈도 하나의 디자인으로 인식되었지만 가까이서 보니 엉성함을 드러내는 작은 치부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도 이 거대한 패널들을 컴퓨테이셔널 디자인을 통해 사이즈를 정리하고 계획하였다는 점을 비추어볼 때 기술적으로 대단한 건물임은 틀림이 없다. 

입구부분 면처리, 패널링 확대샷

멕시코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건물을 자세히 답사하면서 궁금했던 부분을 해소했고, 예상치 못한 감동을 받기도 하였다. 이런 뮤지엄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무척 인상적이었기에 가끔씩 들려서 또 새로운 점들을 발견하고자 한다.

후멕스 뮤지엄에서 바라본 소우마야 뮤지엄



<참고 도면 및 자료들>

평면도_B1-1 Floors (출처 : Archdaily)
평면도_2-4 Floors (출처 : Archdaily)
평면도_5-7 Floors (출처 : Archdaily)


단면도 (출처 : Milimet)


구조 / 프로그램 다이어그램 (출처 : Archdaily)
동선 / 환기 다이어그램 (출처 : Archdaily)



#세줄요약

- 유기적 형태와 패널링 시공

- 뮤지엄에서 최상층 계획의 중요성

- 유기적 형태의 램프와 평면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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