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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음 May 03. 2016

나를 위해 밥 짓는 연습부터

_ <축하해>, 성매매 여성들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기


축하해.

정말 축하받아야 할 여성을

만났습니다.


<축하해>는

성매매 여성으로 살다

이제는 '평범한 하루'를

연습하는 여성들에 대한 책입니다.


같은 여자로서

이들의 삶에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그런 길에 들어서게 되었는지,

그곳에서 나올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는지...


그동안 쌓인 궁금증을 안고 책장을 펼치며

머뭇거렸습니다.

그저 읽는 것만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건 아닐까...



<축하해>, 박금선 _ 샨티출판사


빠르면 15살. 보통 17~18살에

성매매 일을 시작한다니 기가 막혔습니다.

경제적으로, 정서적으로 깨어진 가정은

평범한 청소년이었던 이들을

그곳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친구를 지키려고 그곳에 들어간

이들도 있다니 마음이 답답해 옵니다.  


 10대부터 좁은 방에 갇혀 노예 같은 삶을 살다 보니  

이들의  판단력과 생각은 10대에 머물러있습니다.

그래서 그곳에서 탈출한 여성들은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다시 배우기 시작합니다. 

 물건 사는 법과 지하철, 버스 타는 법.

그리고 자신을 위해 스스로 밥을 짓는 법.

(성매매 여성의 일하는 시간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밥을 해주는 이모가 있다고 합니다.)


나는 법이 이 땅에 사는 누구에게나 적용된다는 걸 몰랐습니다. 
나 같은 사람에게는 대한민국의 법도 비껴가는 줄 알았습니다. ……
나는 너무 어렸고, 그 일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몰랐습니다. 
이제 알게 되었고, 알게 된 이상 그 길로는 다시는 가지 않을 것이며, 
그 길로 가는 길목에서, 다른 여자 아이들이 그 길로 들어가는 걸 막으려는 겁니다. 
그러니 나는 더 씩씩해야 하고 당당해야 하고, 나를 숨기지 않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_ <축하해> 중에서  


라디오 방송 작가이자 두 자녀의 엄마인 저자가

이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같은 여자로서, 엄마로서 인터뷰어는 얼마나

마음이 아렸을까요.

눈물 가득한 가슴으로

이들을 안고 써 내려간 마음이 

느껴집니다.


이 시대의 10대 아이들에게

다시 마음이 쓰입니다.

깨어진 가정의 청소년들이

갈 곳이 없어 거리를 헤매다

잘못된 선택을 할까 두렵습니다.

                                            



#축하해,#샨티 출판사,#한국 여성인권 진흥원,#성매매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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