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가 아닌 존재로서의 사랑은 무엇일까 @Leeeum
가족 안에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다.
규칙을 지키지 못한 이들에게 가해지는 폭력.
"그러고도 가장이야?"
"그러고도 엄마야?"
어쩌면 성실하게 살아가는 이들일수록
타인보다 스스로에게 이런 폭력적인 언어를
더욱 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래야만 해"
라고 규정지어진 틀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가정에서조차 기대만큼 해내지 못한
배우자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비난을 한다.
그것은 과연 정당한가?
가족이기에, 부부이기에
당연하다는 듯
서로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있다.
"(내가 바라는) 최소한 이런 모습은 되어야지."
"이 정도는 가족의 필요를 채워줘야 하지 않겠어."
아내에게 남편은 자신이 바라던 모습이 되어야 하는 소유물인가?
사랑하는 존재인가?
남편에게 아내는 자신의 삶을 위해 존재하는 대상인가?
사랑의 대상인가?
욕망과 사랑...
감정이란 명확하게 나누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남편, 아내란 역할을 만족스럽게 해내야 하고,
이만큼의 욕망을 채워줄 수 있는 능력이
사랑과 존중의 전제조건이 된다면,
가정 안에서까지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
남편과 아내이기 전에
우리는 그저 흔들리고
무너지기 쉬운 불완전한
한 사람일 뿐이다.
지치면 쉬고 싶고,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우울해지기도 하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 한다면
마음이 움직이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그러면서도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시 힘을 내서 일어나려고 노력하는
한 사람.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일까?
부부란 이름으로,
가족이란 이름으로
함부로 내뱉었던 말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가족을 위해 그 정도는 희생해야지."
"당신만 힘들어? 나는 더 힘들어."
"다들 그렇게 살아."
사랑이 아닌 희생을 강요하는 말들.
누구에게도 그리고 자신에게도
하지 말았어야 할 말들.
"소유하려 하면 삶은 사라진다."
사랑에 대해 깊고 짙은 이야기를 써 내려갔던
에릭 프롬의 문장을 읽고 사랑이 떠올랐다.
소유하려 하면 사랑도 사라진다.
사랑은 선을 긋고,
관계를 둘로 나누지 않는다.
사랑은 소유하는 자와 소유당하는 자로
나누지 않는다.
창조주가 세상을 만들고,
한 사람을 다른 한 사람 곁에 보내셨다.
그리고 그 둘은 가족이란 이름으로
하나가 되었다.
혼자 서 있기도 버거운 한 사람이
또 다른 연약한 한 사람과 서로 사랑하며
살아간다는 기적 같은 이야기.
검은 머리가 흰머리가 되기까지
긴 시간을 그렇게 사랑하며 살아가는
믿기 힘든 이야기.
불완전한 존재가
또 다른 불완전한 존재를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사랑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아내와 남편, 그 안에는
중재자가 필요하다.
불완전한 사랑에 절망하고
사랑을 포기하지 말라고 붙드는 분.
불완전한 사랑을 덮을 만큼
완전한 사랑을 만드신 분.
사랑에 대한 모든 질문의
답이 되시는 분.
우리에게는 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