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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음 Jul 14. 2020

교사의 꿈을 꾸던 그녀에게

코로나에도 학교에 와야 하는 아이들을 만난 그녀

시원한 바람이 불었던 대관령 @Leeeum


20대였던 그녀는 꿈을 었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모은 대학 등록금을 내러가는 길,

교회 화장실이 고장나 넘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늦은 나이에 교회를 개척해 홀로 섬기던

아버지의 얼굴이 아른거렸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교육자의 꿈을 담아두었던 등록금을

아버지에게 드렸습니다.


꿈을 잊고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여러 길을 거쳐,

그녀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일을 얻게 되었습니다.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가야하는 아이들.

그중에 유난히 키도 작고 말이 없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훌쩍 거리며 걸어오는 아이를

발견 그녀는 아이를 안고 물었습니다.


"무슨 일 있었어? 왜 울어?"


대답 하지않고 그저

울기만 하는 아이 등을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그래. 얘기하고 싶지 않으면 얘기하지 않아도 돼.

괜찮아. 울고 싶으면 울어도 돼."


아이는 선생님의 품에서 소리 내어 울었습니다.

그 소리가 얼마나 서러웠

교실의 장난꾸러기 친구들도 조용히

울음소리가 그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아이의 울음이 점점 잦아들었습니다.


"우니까 좀 괜찮아진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에게 그녀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왜 울고 싶었는지 말하고 싶으면 언제든 선생님에게 와서

말해도 돼. 하지만 말하고 싶지 않으면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따뜻한 말로 안아준 선생님에게

그 후 아이의 인사는 달려와 안기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 모습을 본 다른 선생님께서 아이에게

꾸지람을 건넸습니다. 마스크 너머로.


"선생님에게 안기면 어떻게 하니! 거리두기를 해야지!"


다음날부터 아이는 교실에 들어오면

선생님의 팔을 쓰다듬으며 인사를 건니다

가끔 선생님의 팔에 볼을 비비기도 합니다.



할머니랑 사는 아이의 아침은

늘 배고팠다고 합니다.

울음이 터졌던 날,  친구들이 없는 빈 교실에서

혼자 빵을 먹으며 허기를 달랬던 아이.

그 이야기를 듣고, 그녀는 생각했습니다.


"아마, 그날 엄마가 생각이 나서

그렇게 서럽게 울었던 거 같아요."


항상 새로운 얼굴의 하늘 @Leeeum


그녀가 언제까지

이 아이들을 만날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여러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그녀를 부르십니다.

사람의 생각으로는  한자리에 머물며

차곡차곡 경력을 쌓으면 좋으련만,

하나님의 마음은 다급한가 봅니다.


풍요롭지만 마음 말라버린 부유한 지역의 아이들,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마음 기댈 곳이 없는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

하나님은 그렇게 여러 아픔이 있는 아이들 곁으로

그녀를 보내십니다.


때로는 기쁘게,

때로는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도착한 그곳에서

그녀는 하나님이 맡기신 아이들을 만납니다.

그녀를 엄마라고 부르기도 하고,

엄마의 품처럼 안기는 아이들.

그리고 그녀가 사랑하는

예수님에 대해 궁금해하는 아이들.


예수님은 우리를

직위나 직함으로 부르지 않으셨습니다.

우리의 작고 여린 진심.

그 마음을 보고 부르십니다.


그 작은 진심조차 지키기 어려워하는

연약한 우리를 예수님이 책임지십니다.

우리가 섬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 섬길 수 있게 그분이 도우십니다.

그렇게 순종하며 주님의 손에 이끌려 다니며

예수님과 함께 걷는 이들.

예수님은 이들을 사명자라고 부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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