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아방가르드
"내가 원하는 것은 좋은 것이다."
처음에는 그도 확신했겠지요. 하지만 그 바람이 이루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는 예측하지는 못했습니다. 혁명의 소망을 담은 <붉은 말들>을 그린 화가의 이야기입니다. 그가 꿈꾸던대로 1917년 10월, 러시아 혁명이 일어났지요. 하지만 혁명은 그가 상상하던 낭만적인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러시아 귀족이었던 그는 자신을 겨누는 혁명의 총을 피해 결국 미국으로 망명하게 되지요.
기존 체제의 파괴와
전복을 꿈꾸는 러시아 아방가르드
러시아 화가들의 혁명 정신 덕분에 세계 미술사는 한껏 넓어졌습니다. (잭슨폴록의 액션 페인팅도 이미 러시아 화가들이 시도했던 작업이라고 하네요) 화폭 안에서 벌어진 혁명이 다양성을 만들어낸 것과 달리, 화폭 밖에서 벌어진 혁명은 단죄의 칼날이... 아방가르드 미술도 퇴폐 예술로 끝이 나게 됩니다.
작은 캔버스 안에 신지학이라는 어마어마한 종교와 철학을 넣으려 했던 칸딘스키, 말레비치의 작품도 살짝 맛볼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러시아가 그림을 회수해 가겠다고 협박하니 전시는 곧 끝이 날 것 같아요. 전시는 끝나도 혁명이란 단어는 쉽게 잊혀지질 않을 것 같네요.
분노가 쌓이면 세상은 혁명을 꿈꾸게 되더군요. 새로운 세계를 꿈꾸지만, 무엇을 없애고 무엇을 바꾸며, 무엇을 새롭게 세워야할지 우리는 다 알 수 있을까요? 그것을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이들의 말과 행동이 무서운 요즘입니다.
지금의 러시아를 보며,
혁명적인 전쟁이 아닌
서로를 돌보는
새시대를 소망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