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by 이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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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3월 25일 오후 2시 50분

우산을 써야 할 만큼 하늘에서 비가 내렸다.

꼬마 둘이 미술학원에 있는데 첫 째는 끝나고 방과 후 수업으로 학교로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우산이 없는 아이가 걱정되어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고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다.

"선생님, 예서 원에 있나요?" "네, 지금 방과 후 가야 한다고 나가려는 참이었어요." "지금 비가 와서 우산 가지고 갈 테니 기다리라고 전해주세요" "원에 있는 우산 들려 보낼게요" "네, 감사합니다." 잠시 후, 아이에게 전화가 왔다. "엄마! 데리러 오면 안 돼?" "응? 학교 가야 하잖아?" "기운 빠지는 소리를 내며 알았어.." 뚜뚜뚜.. 통화는 끊겼다. 신경이 쓰여 아이에게 다시 전화를 했다. 갈 테니 기다리라는.. 우산을 챙겨 급히 종종 발걸음을 옮겼다.


신호등에서 아이를 만났는데 손을 흔들며 인사한다. 엄마 온다는 소리에 선생님이 챙겨주신 우산은 돌려드리고 온 상태였고 아이는 내 손목에 있던 자기 우산을 꺼내며 "갔다 올게" 인사를 하고 학교로 향했다.

갑자기 궁금했다. 데리러 오라고 해놓고 우산만 가지고 간다? 우산 빌리는 게 싫었던 것일까? 엄마 오기를 바랐던 것일까? 자기 우산을 쓰고 싶었던 것일까? 아리송한 상태로 우린 각자 갈 길을 가고 말았다.


궁금증을 내내 가지고 있던 나는 잠자기 전 아이에게 물었다.

"데리러 오라고 해놓고 우산만 챙겨서 간 이유가 궁금했어" "엄마 보고 싶어서..""또 엄마가 학교까지 데려다주는 줄 알았어.." "다른 사람 우산 사용했다가 망가지면 어떡해.." "그랬구나"


저마다 자기만의 생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여 오해를 일으키기도 하고 속상하게도 하는 것 같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참 쉽지 않다. 왜냐하면 상대를 아주 잘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마음인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지 등등.. 어설픈 관심으로는 짐작하기 어려울 수 있고 설사 안다 해도 오류가 생긴다.


부모 자식이라고 다 알 수는 없는 법!

꼬마하고 엄마하고의 대화에서도 알 수 있듯. 정확한 표현을 하지 않음으로 아쉬움이 남았던 사건이다.

난 생각했다. "엄마, 보고 싶어서 그러는데 우산 챙겨서 와 주면 안 될까?" "엄마! 학교까지 데려다주면 좋겠는데 같이 가주면 안 될까?" 이렇게 솔직하게 말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럼 나도 아이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 좋았을 텐데..

때론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고 두리뭉실 넘어가려다 사단이 나고야 마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관계'에서 언어를 주고받아야 할 때는 무엇보다 '솔직'하게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해야 오해가 생기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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