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착각하지만, 사실 자아실현이라는 것이 어렸을 적 교과서에서 배운대로 어떠한 직업을 선망한다거나 어떠한 목표를 달성한다는 뜻이 아니다. 예컨데 가수가 되고 싶다거나 영화를 찍고 싶다거나 실용적이며 인류에게 공헌 할 수 있는 발명품을 만드는 것. 우리는 이것들을 자아실현이라 배웠고 인간의 본질적 욕구라고 가르침 받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순 거짓말이다.
사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들이 거짓말을 했던 이유를 알아차리기는 매우 쉽다.
한 사회의 발전. 그러니까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 그것도 경제적 발전을 위해서는 아이들이 특정한 직업을 목표로 하는 편이 도움이 된다. 아이들의 꿈이 달성되지 못하더라도 그들이 '삶'자체를 영위하기보다 무언가 쫒고자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아이들은 발전적이고 경쟁적인 환경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이 자본주의사회에서는 경제적 발전으로 이어지기 쉬운 것이다. 그러니 이를 위해 자아실현이라는 말로 포장하곤 아이들을 경쟁적 환경에 쉽게 몰아넣는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사실 자아실현의 욕구는 다른 방식으로 모두에게 존재한다. 그것도 아주 단순하다.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욕구. 세상과 진심으로 연결되고자 하는 욕구. 아마도 사랑.
더욱 단순히 설명하자면, 집단 속에서 '말'을 하고 싶은 욕구이다. 상투적이고 다듬어져 '해야하는 말' 이 아닌 진정 '하고 싶은 말'.
내가 지금 이렇게 글을 적어내는 것도 자아실현이고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친구들을 만나 술을 마시며 차마 하지 못했던 속풀이를 하는 것도 자아실현의 욕구로부터 표출된 것이다.
만약 속풀이를 일상적인 상황에서 할 수 없는 경우 그것은 사라지지 않고 내면에 남게 되는데, 그런 상황이 반복되어 쌓여버린 것들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예술가들을 우리는 많이 봐왔다. 이것 또한 자아실현이다.
그러나 자신을 전혀 표현하지 않고 속풀이조차 하지 못하는 이들은 어떨까. 아마도 본인을 억누르느라 정신적인 고생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나도 역시 그랬으니 다시는 그것을 느끼지 않으려 이제는 일상에서도 나를 감추지 않는다. 그러니 이 자아실현의 욕구는 모두에게 있으며 가장 인간적인 욕구라 할 수 있다.
우리가 배웠던 것과 달리 아주 단순하면서도 사소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이다. 삶은 참으로 단순하다. 본인의 욕구를 알고 표현해가며 살아가는 것. 그것만으로 정신적 고통은 줄어든다. 살만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