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반박을 염두에 둔 글입니다. 그러니 마음껏 의견을 남겨 저와 대화합시다.
저도 세상에 대해 잘 모르니까요.
사형은 당연히 시행되서는 안된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사형제도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저 악마놈들을 죽여버려야만 한다고 소리친다.
과연 범죄자를 사라지게 한다고 범죄가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는 그들의 확고한 믿음에 의문을 품으면서도, 나 또한 다시한번 사형에 대해 생각해보왔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사형은 건강하지 않다.
첫째. 정의의 이름으로 살인을 한다는 것은 그 문장자체만 보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모순적이다.
살인이 죄인데 어떻게 정의로운 죄라는 말이 성립될 수 있겠는가. 물론 '죄'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에대해 논의할 수는 있겠으나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행위가 '죄'임에는 이견에 여지가 없다.
둘째. 인간사회는 굉장히 유기적이라서 서로 연관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우리는 모두 알게모르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만약 한 범죄자를 죽인다고 그 행위는 결코 정의로울 수 없는데, 그 범죄자가 악마가 아닌 이상 반드시 그 주변으로부터 선한 영향력을 주고 받았음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사형으로 인해 그 관계에서 생겨나는 빈공간의 여파를 우리는 책임 질 수 없다. 살인자의 아이를 악마로 분류할 수도, 부양할 수도 없다.
그리고 당연히 악마는 없다. 사람이다.
셋째. 개인적인 믿음이지만 범죄자는 범죄자로 태어나지 않는다. 범죄를 저지를만한 사람이 범죄자로써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상황 속에서 한 인간이 범죄자가 된다. 그것은 어릴적 자라온 환경, 사회구조, 우연적 상황, 정신문제 등등이 될 수 있다. 어쨋든 인간의 자유의지는 그 영향이 미약하기에 범죄자를 인간 이하로 두고 함부로 다룰 수는 없다.
넷째. 모든 인간은 내재된 폭력성을 갖고 있다. 쉽게 타인을 가해할 수 있다. 단지 그 가해가 은밀하게 밖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일어나는 경우가 많을 뿐. 우리는 보통 가해자이다. 그래서 세상에 이렇게나 힘든 사람이 많다.
사회 문제란 사회의 책임. 곧 우리의 책임. 기후 재난과 인적 재난. 전쟁. 선진국이 탄소발생에 많은 부분을 차지함에도 그로인한 피해는 파나마의 섬이 잠기는 것. 그리고 그 선진국에 속한 우리는 모른 척하는 것.
다섯째. 정의로운 전쟁이 있다고 믿지 마라. 저 범죄자를 살려두면 우리 가족의 위협이 되므로 우리의 안전을 위해 죽여야만 한다는 논리는 전쟁의 논리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전쟁터에서 적군에게 총구를 겨누며 본인의 정의로움을 정당화시키려 하지만 그는 곧 깨닫는다. 상대에게도 동료와 가족이 있다는 것을. 상대를 죽인 후에야 본인의 안전이 보장되었음에도 여전히 불안스러운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것은 생존을 위한 투쟁이나 정의의 실행은 아니다. 당연히 그를 비난할 수 없지만 본인 스스로 느끼는 죄의식은 그의 몫일 터이다.
전쟁은 정의의 싸움이 될 수 없다.
생존을 위해 타인을 죽이려면 그만한 죄의식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죄의식을 포함한 살인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정의로운 살인보다는 낫다.
그러니 결국 사람들은 죄의식을 책임지지는 않은 채 본인의 폭력성을 범죄자에게 저지르고자 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것만큼 비겁한 짓이 또 있을까. 마녀사냥, 홀로코스트, 수많은 전쟁, 군부정부의 고문 등.
정의의 이름으로 가해하는 그들의 위선적 행위가 곧 악이다.
이 글은 반박을 염두에 둔 글입니다. 그러니 마음껏 의견을 남겨 저와 대화합시다.
저도 세상에 대해 잘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