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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건우 Nov 25. 2024

세월을 지날수록 삶은 모호하고 병은 고통스럽다

에세이

세월을 지날수록 삶은 모호하고 병은 고통스럽다.

어찌된 일인지 육체의 컨디션이 최절정에 이르는 젊음의 나이에도 병은 더욱 고통스럽다.

작고 나약한 어렸을 적보다 훨씬 아프게 되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몸살감기와 장염은 어린시절부터 달고 살던 유행병인지라. 그 고통에는 익숙할 줄 알았는데.

분명 신체는 그때보다 더욱 단단할텐데.

병은 더욱 고통스럽다.

물론 그 주기가 짧아졌고 회복도 전보다 빠르지만 나의 면역체계가 외부의 자극에 더 민감히 반응하는 탓에 나는 더욱 고통스러웠다.

그러니까. 성장은 없는건가? 단단해지고 자라나는 것이 아니라 더 예민해지고 관점이 늘어나는 것 뿐인건가?





어렸을 적의 단순히 구별지어지는 세상과 달리 지금은 모호하다.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없고 너와 나의 선을 그을 수가 없다. 과거와 미래는 현재와 같이 모두 지금에 존재하고 나와 세계와의 연결됨을 느낀다. 어렸을 적 그렇게 경멸했던 '적'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구원과 영웅을 믿지않고 삶은 절망과 행복 둘중 하나가 아닌 둘 다로 구성되어 있음을 안다.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고 나의 집에 가져간다.

이것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치는 않지만 좀 더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하는 일임은 틀림없다.

그렇게 소비된 에너지가 나의 몸을 지탱하기 어렵게 하고 나는 병에 걸리고 고통스러워 한다.

그렇지만 되돌아 갈 수는 없다. 불가능한 일이다.

가능한 건강해지자. 건강이 자유다.



밤새 장염을 겪고 난 후에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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