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에 대한 감상

에세이

by 이건우

국가는 소속된 국민을 지켜야 한다

국민을 지키는 힘, 군대가 국가에겐 필요한 것이다

군대는 국민을 동원한다

국민이 국민을 지키는 셈이다

그러나 의사 결정은 국가 권력자가.

다시, 국가 권력자는 국민이 선출한다

국민은 국민을 지키기 위해 국가 권력자를 선출하고 국민을 동원한다



그러나 나는 아무 동의도 하지 않았다. 태어나 보니 저들끼리 정한 일

편을 가르고 경계를 정하여 2020년 그 전방에 나를 배치하였다




고로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예비군 훈련을 받다

내 사람을 지키기 위해 저 사람을 죽이는 법을 배우다

우리나라 만세를 위해 국가 외부 세계를 적으로 규정하고 미워하게 하다

무료하게 앉아, 배우는 사람도 가르치는 사람에게도

의욕도 이유도 없는 시간을 보내다



이데올로기는 무섭게도 사람을 싫어하게 만들 수 있다

우리는 학교에서부터 태극기와 국위선양과 애국가와 역사들을 배우고

국가대표가 출전하는 월드컵과 올림픽에 열광하고

상대 세력을 적으로 규정, 미워하며

각종 놀이와 게임으로 쉽게 적들을 죽여오지 않았나



군 안에 있다 보면 너무 쉽게 사람을 죽일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렇지 않게, 습관처럼, 늘 하던 대로 방아쇠를 당기고 지뢰를 심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마음이 들면 답답해진다. 그 안에도 여러 사람이 있기에.

20살 초반 병사들과 사람 좋아보이는 간부들, 그 위의 사람, 그 위의 사람, 그 위의 사람.

그러니까 이들은 모두 이런 살상 방식에 동의한 것인가?



22살의 내가 오버랩된다. 나도 저들 사이에서 있던 시절을 떠올리며 무기력해지다.

무기력은 다시 여기 지금의 나에게로 돌아와, 잠에 든다.


교육 동안 잠이나 잤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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