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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국희 Feb 02. 2022

행복은 아이디어를 샘솟게 한다

행복한 사람의 창조적 아이디어의 양 증가

어린아이들과 함께 놀이동산에 가면 아이와 어른의 행동에 큰 차이점이 있음을 발견하곤 한다.


아이들은 재미있는 놀이기구를 하나라도 더 타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하나의 놀이기구가 끝나기 무섭게 다음 것으로 이동하려고 뛰어다니는데

어른들은 슬슬 걸어 다닌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뛰지 마-!'라며 소리친다.


물론 어른들도 놀이기구를 전혀 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어릴 적에 재미있었던 추억을 떠올리며, 몇 개를 골라서 타긴 한다.

그런데 대부분 그 정도다. 진짜 재미있는 것 몇 개를 골라서 탈뿐이지,

놀이동산이 너무 좋아서 안달이 난다거나, 여기저기 분주하게 뛰어다니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그런데 이러한 놀이동산에 온 어린아이와 어른(특히 부모)의 차이가 꼭 이 행동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가만 살펴보면, 표정에서도 차이가 날 때가 많다.

아이들은 표정 자체가 너무 행복하다. 뛸 듯이 기쁘다는 것이 얼굴에 쓰여있다.

'날아갈 것 같다. 흥미진진하다.'라고 표현될 수 있는 눈망울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아이와 같이 온 어른, 부모는 약간 미묘한 표정들을 짓고 있다.

솜사탕을 사달라는 아이의 말을 들어주면, 돈을 더 써야 하는지 고민이라는 표정

기념품을 사달라는 아이의 말을 들어주면, 돈을 또 써야 하는데 어쩌지라는 표정

자꾸 놀이기구 타는 것이 많아지면, 집에 갈 때 차가 막힐 텐데 어쩌지라는 표정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 오늘 이렇게 피곤하면 놀면 안 될 텐데 어쩌지라는 표정

지금도 돈을 많이 썼는데, 저녁까지 먹고 들어가자고 하면 큰일이라는 표정


그래서 약간 소극적이다. 이것까지만 하고, 가자는 말이 턱까지 차올라와 있다.

아이들이 행복한 그 순간에 부모들은 걱정하고, 근심하고, 약간 불행해지는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필자도 이런 고민을 한 적이 많다.

다행히 나만 그런 부모인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이처럼 살다 보면, 이것 저것 하고 싶은 게 많아서 빨리빨리 움직이며, 다 해보고 싶을 때가 있는가 하면,

소극적이 되고, 별로 하고 싶은 게 없이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리고 이것저것 많이 하고 싶을 때의 마음 상태를 들여다보면,

행복할 때가 많고(놀이동산에서의 어린이들의 마음),

아무것도 하기 싫어질 때의 마음 상태를 보면

불행할 때가 많음도 알 수 있다(놀이동산에서 돈 걱정하고 있는 어른의 마음).


Photo by Senjuti Kundu on Unsplash


과학적 연구의 결과를 이것을 지지한다.


행복 과학자 바바라 프레드릭슨(Barbara L. Fredrickson)과 크리스틴 브래니건(Christine Branigan)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마음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드는 비디오를 보여주거나, 불행하게 만드는 비디오를 보여준 후, 위시 리스트(wish list)를 작성하게 하였고, 최대한 많이 쓰라고도 말해주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행복해지는 영상을 본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약 14개의 위시 리스트를 작성한 반면,

불행해지는 영상을 본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약 9개의 위시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에 그쳤다.


이러한 결과가 시사하는 것은 분명하다.

사람이 행복해지면, 이것 저것 해보고 싶은 것이 많아지고, 실제로 도전하며, 그러한 시도를 통해

기회를 창출해 나갈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러나 사람이 불행해지면, 해보고 싶은 것이 줄어들고, 실제로 하지 않으며, 하던 것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점점 기회가 상실될 것이다.


행복한 마음을 가지고 이것저것 시도하고 도전해보는 사람은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고,

나중에 더 나은 길로 나아갈 기회를 얻어 더 행복해지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가겠지만,


불행한 마음을 가지고 하던 것도 중단하는 사람은 모든 것이 실패와 포기로 끝나버리게 되고,

더 이상 기회를 만들기도 어려운 불행의 악순환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행복이 주는 혜택이다.


행복은 그 사람의 사고와 행동 목록을 확장시키고, 기회를 창출하는데 기여한다.

Positive emotions broaden the scope of attention and thought‐action repertoires.


불행은 그 사람의 사고와 행동 목록을 축소시키고, 기회를 파괴하는 원인이 된다.

Negative emotions narrow the scope of attention and thought‐action repertoires.


지금 당신은 어떤 상태인가?

내 사고방식과 행동이 행복의 원인이라고만 생각해왔다면, 이제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

오히려 행복이 내 사고방식과 행동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행복을 관리해야 하고, 행복을 배워야 한다.


*참고문헌

Fredrickson, B. L., & Branigan, C. (2005). Positive emotions broaden the scope of attention and thought‐action repertoires. Cognition & Emotion19(3), 313-332.


*표지그림

Photo by Alex Alvarez on Unsplash


*관련 사이트: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http://happy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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