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나는 카우보이.
형은 보안관일 것이다.
어머니는 소작농을 했었다.
아버지는 보안관이었을 것이다.
나는 늘, 삐그덕대고 있었다.
광산들이 망하기 전까지, 우리는 먹고 살만했다.
그때쯤 어린 나에게는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와 나의 세상을 살았다.
가족들은 기도를 올리며 눈을 감았다.
소리와 기억은 다른 듯 함께 다가왔다.
아버지는 마을 순찰 일과가 끝나면 맥주를 꺼내 드셨다.
나무 기둥 포치아래, 흔들의자에 앉았다.
지평선, 불타는 오렌지는 안주라고 너스레를 부리곤 하셨다.
식사가 준비되는 동안, 우리는 어머니를 도왔다.
앞치마를 걸치고 식기를 헝겊으로 닦아 내주셨다.
직접 만든 나무 테이블에 체크무늬 식탁보를 깔았다.
구운 옥수수, 말린 햄, 구운 빵, 농장에서 얻은 우유.
준비한 음식들의 구수한 향이 모여 집안을 데웠다.
평범한 식탁이지만 풍성했다. 모여 앉은 우리는 기도했다.
누구에게 하는 말일까. 좋은 뜻이겠거니 했다.
신을 믿냐고 묻는다면,
글쎄, 시간을 믿었다고 하고 싶었다.
부정하면, 내가 사라질까 봐.
기억의 총성.
그날... 흔들의자에 앉으면, 소리가 태엽처럼 감겼다.
이 의자에서 어릴 적 가족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셨다.
아이의 아이를 모두 사랑한다는 말씀.
아버지의 눈에 내 얼굴이 두 개의 석양처럼 비쳤다.
오렌지가 내려가고 떠오를 때,
매번 나를 그 저녁 시간으로 데려갔다.
벽에는 가족사진 대신 유품들이 걸려있다. 그들의 흔적.
번개가 치는 것 같은 소리를 들었다. 집은 온몸에 구멍이 났다.
아이를 끌어안은 앞치마. 작은 구멍 뒤에는 큰 구멍이 나있었다.
누워있는 다리에는 벨트를 감았고 벗긴 부츠에는 피가 쏟아졌다.
그리고 온전한 건, 흙바닥에 떨어져 있던 보안관 모자 하나였다.
나는 소리를 듣고 집으로 들어갔다. 침입자를 향해 총을 발사했다.
사람들은 나를 발견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나의 모습이 스쳐갔다.
꿈속에서 같은 소리가 반복되었다.
나는 잠이 들었다.
오늘은 다른 꿈을 꾸었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했다.
형에게는 아버지의 보안관 모자를 씌워주셨다.
나는 비슷한 모양의 카우보이모자를 선택했다.
형의 모자가 모래 바람에 누래지면 배지는 가려졌고,
나의 모자가 지푸라기로 감싸지면 소똥은 흐릿해졌다.
형이 늦게 오는 날, 아버지의 흔들의자에 앉아 오렌지의 크기를 쟀다.
굴뚝에서는 빵 굽는 냄새가 났다. 내 손에는 맥주가 들려있었다.
가끔씩 앉아서 흔들거리면, 나무바닥이 부서질 것 같이 소리쳤다.
맥주도 한 입 마시지 않았는데, 병에는 거미가 살아서 기어 다녔다.
소들도, 말들도 울지 않고 조용한 날이었었다.
말의 그림자를 탄 사나이가 가까워졌다.
땅에 닿는 말발굽소리가, 의자를 타고 모자까지 전해졌다.
"엄마 형 왔어요. 밥 먹어요 우리" 그림자는 집 앞에 와서 멈췄다.
나는 포치에 앉아서 소리쳤다. 현관문을 열었다. 경첩의 찢기는 소리가 났다.
"엄마 왜 불을 꺼놨어요?" 어둠 속에 소리쳤다.
빵 냄새가 나지 않았다. 곰팡이 냄새가 났다.
천장에는 하얀 효모 같은 거미줄이 가득했다.
집에 뚫린 구멍들 사이로 빛이 새어 들어왔다.
먼지는 부유하며 나의 폐부를 가득 채웠다.
포치로 나왔다.
흔들의자에 앉았다.
석양을 바라봤다.
부츠를 걷어차며 일어났다.
모자를 썼다.
형은 온데간데없었을 것이다, 마을의 사람들도 사라졌었다.
다시 집에 돌아왔을 때, 어머니가 보이지 않는다.
뒤뜰의 나무 아래, 처음 보는 무덤들이 생기고 있다.
맥주병은 터졌다. 무릎이 땅에 던져졌다. 모자가 날아갔었다.
아이보리색 보안관 모자에는 소똥이 묻어있겠지.
포치에 놓여있던 흔들의자가 멈췄다.
나는 늘, 삐그덕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