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술

단편소설

by 이겸

뱀술


루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동물로 술을 담갔다. 찬장에는 그릇 대신 술병들이 가득했다.

6마리의 코브라가 싸구려 테킬라 속에서 흐느적거렸다. 그는 매일 밤 6연발 리볼버 권총을 베개 아래에 숨겨놓고 잠을 잤다. 그는 혼자 살았고 말수가 적었다. 찾아오는 이 하나 없는 시골에 몸을 숨겼다. 밤이 되면 가로등이 없는 밀밭을 응시하며 포치에 앉아 아무 동물의 술을 꺼내 마셨다. 뱀술은 제외하고. 내리는 비는 커튼처럼 시야를 가렸다. 흙은 빗방울에 깊게 파이고 있었다. 삐걱거리는 흔들의자에 앉아서 넉 잔을 연달아 부어 마셨다. 다섯 번째 잔을 따르려고 했을 때, 자동차의 라이트가 비추며 다가왔다. 루이는 침실로 돌아가 권총을 들었다. 약실을 확인하고 노리쇠를 꺾었다. 허리춤에 숨긴 뒤 포치로 돌아왔다. 자동차는 집 앞에 주차를 했다. 차 안에는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와 여자가 타고 있었다. 한 명은 중절모 안에 작은 칼을 숨겨두었다. 두 사람은 내려서 포치로 향했다. 라이트에 비쳐 걸어오는 모습은 형태만 보였고, 비까지 내려서 옷은 흠뻑 젖어버렸다. 루이는 권총을 꺼내 두 사람에게 번갈아가며 겨누었다.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빵!” 허공에 한 발을 쐈다. 모든 사람이 멈칫했다.

“누구야?” 루이가 말했다.

“책을 읽어 드리러 왔습니다. 전화로 주문하신 비법이요.” 중절모를 쓴 사내가 말했다. 안주머니에서 작은 포켓북을 꺼내보였다.

“미안합니다. 여긴 아무도 모르는 곳이라 제가 과민했나 봅니다.” 루이는 총을 뒤춤에 넣고 머리를 쓸어 넘겼다.

“자 그럼 시작할까요?” 모자를 쓰지 않은 여자가 말했다.

그들은 함께 거실로 향했다. 거실에는 작은 난로에 불이 붙어있었다. 사과나무의 훈연향이 거실에 진동했다. 낡은 소파 세트와 양탄자, 그리고 몇 개의 책장이 있는 소박한 공간이었다. 각자의 자리에 앉은 뒤, 모자를 바닥에 내려놓고 책을 펼쳤다.

“준비되셨나요? 읽어볼까요 그럼.” 남자가 말했다. 루이는 소파에 앉지 못한 채 주변을 서성이며 무언가를 고민하고 있었다. 거실을 몇 바퀴 돈 루이는, 잠시 후 그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모두 술 한 잔씩 하시겠어요? 제가 직접 담근 뱀술이 있는데 맛이 기가 막힙니다.”

“저희는 술을 못합니다. 운전도 해야 하고요.” 남자가 말했다. 여자를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루이는 다시 한번 정중한 말투로 물었다.

“맛이라도 보시겠어요? 두 분을 위해서 준비 한 건데.”

“아닙니다.” 여자는 말했다. 시선은 난로를 향했다.

루이는 주방으로 향했다. 찬장을 열었다. 뱀술 한 병을 꺼내 잔 세 개에 공평하게 나누어 따랐다. 쟁반에 들고 거실로 돌아갔다. 그들의 손에 한 잔씩을 쥐어줬다.

“자 들어요 어서.” 루이는 앉아 있는 그들을 내려다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크흡” 두 사람은 눈과 코를 찡그리며 맛을 보는 척했다.

“독이라도 들었을까 봐? 내가 마셔보면 되겠습니까?” 자신의 잔을 들어 벌컥벌컥 마셨다. 그제야 그들은 술잔을 모두 비웠다. 젖은 정장으로 입을 닦았다.

루이는 자신의 자리인 소파 상석에 앉았다. 푹 꺼지고 갈라진 가죽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양팔을 벌려 잡고, 고개를 뒤로 젖혀 목젖이 보였다.

“시작하겠습니다.” 남자가 말했다. 책 첫 장을 펼쳤다. 그는 목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뱀술은 역사적으로 중국 서주 시대, 기원전 1040-770년 경에 처음 기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력과 활력 자양강장의 차원에서 의식이 행해졌다. 담그는 방식으로는...

“그건 내가 잘 알지요. 뱀을 산채로 잡아서 두툼한 유리통에 넣습니다. 그리고 위에 망을 씌어야 해요. 잘못하면 손을 무니까. 그리고 그 위에 테킬라 같은 고도수의 술을 잠길 때까지 부어요. 그리고 뚜껑을 닫고 죽을 때까지 기다리면 끝이죠. 단, 약간의 숙성을 거쳐야 독성이 제거됩니다. 살아있을 때 마시면, 그냥 죽던, 물려 죽던 둘 중 하나죠. 안 그렇습니까? 하하.” 루이는 말을 끊고 자신의 제조 방식을 말했다. 남자와 여자는 루이의 입을 쳐다만 봤다.


“계속할까요?” 남자는 물었다. 그의 입가에서 푸릇한 기운이 감돌았다.

여자의 손 끝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당신 지금 독을 먹인 거야?” 여자는 쓰러졌다. 하얀 거품을 물며 팔다리를 떨었다. 남자는 무릎을 꿇고 여자를 흔들고 있었다.

“아니, 아니. 독 아니고 뱀술. 나도 마셨잖아. 너희가 나약한 거지.” 루이는 멀리 떨어져 리볼버를 닦고 있었다.

“살려줘. 제발. 우리가 무슨 죄를 진거야?” 남자는 성대가 갈리며 콧물이 흐르고 있었다.

“하나만 묻자. 너는 살면서 진 가장 큰 죄가 뭐냐?” 루이는 물었다.

“죄? 너를 만난 게 죄다. 이 새끼야!” 남자는 고함쳤다. 피를 바닥에 토하며 온몸을 떨었다.

“머리에 한 발씩, 가슴에 한 발씩 총 네 발.” 루이는 리볼버의 총알을 끼어넣으며 다가갔다. 남자는 바닥을 기었다. 팔을 뻗었다. 모자에서 빼낸 칼을 꺼내 공중에 휘둘렀다. 팔을 젖혀 루이를 향해 던졌다. 칼이 날아왔다. 눈을 감고 미소를 머금었다.

어느 푸른 가지를 보았다.


루이의 일요일은 가족 만찬이 있는 날이었다. 식탁에 앉아, 주말 동안 수확해 온 농작물들로 만든 신선하고 경건한 식사. 서민적이지만, 고풍스러운 식탁에 앉아 기도를 했다. 내용은 늘 간단했다. 우리 아들 좋은 학교 가게 해 주소서. 남들만큼만 살게 해 주소서. 내년에는 더 큰 집으로 이사가게 해주소서. 아멘. (아멘) 기도는 기도다워야 한다는 루이 아버지의 가풍에 따라.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기도를 준비해 가야 했다. 성인(聖人)의 행동을 몸에 새겨야 한다는 가르침. 동생과 루이는 가죽띠로 온몸을 견뎌야 했기 때문이다. 술에 취했을 때. 칼을 꺼내어 휘두르다, 그들 옆에 혼자 넘어져, 발등을 찌른 적도 있었다. 다음날이 오면, 그 여죄로 루이와 동생은 나무에 거꾸로 매달아 졌다. 나무 덩굴로 발목을 감겨서 얼굴이 부풀어 올랐다. 몇 시간이 지나면, 동네 떠돌이 개들이 다가와 킁킁거리거나 혀로 핥았다.


마을의 신도들 앞에서는 독실한 목사, 집에서는 독을 품은 독사. 가족들을 물었다. 어머니는 늘 옆에서 보기만 했다. 소리치고 옷을 던지기도 했지만. 늘 문 밖으로 벗겨져서 쫓겨났다. 루이와 동생의 몸은 늘 푸른색이었다. 독사에게 물린 것처럼 독이 퍼진 것 같았다. 허물을 입고 벗듯, 살갗이 따갑지 않은 원피스를 입었다. 가랑이를 꿰매어 바지처럼 만들었다. 학교는 가지 못했다. 신앙의 힘으로 모든 걸 이길 수 있다는, 그의 아버지가 가진 믿음 때문이다. 이집트와 중국의 고대인들도 배우지 않고 지혜를 얻었다고, 늘 그렇게 말했다. 모든 건 마음먹기 달린 거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아버지는 그 어떤 것도 믿지 못했다.


루이의 동생은 일곱 살이었다. 어머니께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하고 안겼다. 옷에서는 음식의 냄새보다, 술 냄새가 더 많이 배어있었다. 그럴 때마다, 자신이 보던 책을 아무거나 한 권 던져주었다. 사실 그들의 조부, 조모의 것이었다. 그곳에서 루이와 동생은 동물의 해부도라던지, 의학 관련된 책을 발견했다. 읽지는 못했지만, 그림을 구경했다. 죽어서 갈라진 고깃덩어리들 옆에는 숫자들이 빼곡했다. 동생은 파충류 그림 보는 걸 좋아했다. 루이는 포유류의 그림을 봤다. 그날부터 식탁에 칠면조나 생선 요리가 올라오면, 동생은 씹어 먹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맞지 않는 날은, 눈을 질끈 감아도 아침이 오지 않았다. 그가 아침을 기다린 건 동생과 함께 책을 펼쳤을 때, 눅눅함과 먼지를 함께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동생을 찾아 집을 돌아다녔다. 그의 동생은 마을 호수에서 떠오른 채 발견되었다. 익사로 종결처리 되었는데. 루이가 그날 본, 동생의 등과 엉덩이에는 푸른 가지들이 새겨져 있었다. 그날부터 그가 꾼 꿈에는 커다란 뱀이 나왔다. 숲으로 사라졌다가, 푸릇한 가지들을 물고 나타났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방문 앞에 두고 나면 꿈에서 깼다. 두 사람이 술에 곯아떨어지는 날이면, 창문을 열고 들판을 내달렸다. 숲으로 가서 동생을 찾았다. 나뭇잎 하나하나를 살폈다. 루이는 가끔 숲에서 잠이 들었다가, 상처 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옷에는 무언가에 물린 자국들이 선명했다. 붉거나 푸른 흔적은 없었다. 묘한 찔림들의 느낌이, 피부 아래를 지나갔다. 그들이 일어나기 전에 옷을 빨아놓고 자신에 방에 말린 뒤 잠이 들었다. 동생을 만나는 꿈을 기다리며. 뱀의 눈을 마주하기를 기다리며.


루이는 아버지보다 키가 커질 무렵 독립을 했다. 그의 취미는 뱀을 잡는 뱀낚시였다. 뱀과 낚시가 어떻게 하나로 묶어질 수 있냐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낚싯대로 잡았다. 뱀의 특성을 몸으로 파악하고 배운 덕분에,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했다. 그는 동생을 만나지 못했다. 그 숲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시골로 이사를 왔다. 그 숲에서 낚시를 한다면, 동생을 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루이는 작은 설치류들을 잡았다. 잘게 다져서 주먹크기로 뭉쳤다. 설탕을 같이 넣어서 끈적하게 만들었다. 단향은 벌레와 뱀을 불렀다. 낚싯대의 고리에 걸었다. 나무에 올라가 살살 흔들며 뱀을 잡았다. 독사를 잡을 때는 주로 늪지대 근처나, 습한 나뭇잎들이 많은 곳을 찾아 탐험을 했다. 전설의 살모사를 직접 잡기 위해서 이틀 동안 한 자리에서 야영을 하기도 했다. 코브라는 줄 곧 잘 잡았다. 그의 자루에는 코브라가 12마리 있었다. 여러 번 물리기도 했지만, 어릴 때와 마찬가지로 피부 아래로 흐르는 무언가를 느낄 뿐이었다. 어떤 숲에는 전설이 있었다. 무엇이던 녹일 수 있는 독을 가지고 있다는 살모사가 있는데, 등에는 푸른 줄들이 있었고, 나뭇가지를 물고 있다고 했다. 보는 이는 있어도, 돌아온 이가 없다고 했다. 루이는 생각했다. 그건 당연한 말이 아닌가. 어쩌면 봤다는 사람이 존재했을지도 모른다. 그 사람을 찾아야겠다. 살모사를 만난 사람을. 전국을 찾아 헤매었다. 마차를 몰고 진흙탕을 건너며 바퀴가 빠졌고 그 자리에서 사흘을 머무르다, 갱단을 만나 전재산을 빼앗길 뻔한 적도 있었다. 그들은 코브라의 독을 필요로 했다. 그는 독을 짜서 건네어줬고 그들은 총알을 넣어 총을 쥐어 주었다.


얼마 뒤 다른 곳에서 소식을 접했다. 어느 마을 사람들이 축제에서 춤추다, 푸른 입술을 한채 땅으로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땅은 그들의 것이 되었다. 루이는 정글과 밀림 코스를 돌고, 원주민들을 만나고 국경을 넘었을 때도 있었다. 자루에 들고 다니는 뱀을 보고 엎드려서 절을 하는 족장이었다. 그 마을은 뱀의 신을 믿었다. 통역은 어려웠지만, 땅에 그림을 그리고 몸으로 대화를 했다. 커다란 뱀은 자신의 마음속에서 살고 있고 그 뱀은 언젠가 자신을 물지도 모른다고 하는 것 같았다. 이어서 그 뱀에게 물리지 않으려면 그 뱀을 위협하는 것들을 모조리 제거해야 한다고 하는 것 같았다. 루이는 웃고 있었다. 등을 펴고 어깨를 열었다. 포기와 기대의 선에 몸을 반쯤 걸쳐서. 자신의 발목에 감긴 뱀의 문신을 봤다. 그 뱀의 이마에는 동생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입에 대지 않았던 술을 한 모금 삼켰다. 알 수 없는 고기경단을 안주로 씹었다. 자신이 뱀이 되면, 동생을 만날까. 그는 생각했다. 썩지 않는 뱀들을 모아 선물하고 싶었다. 그날부터 루이는 뱀술을 만드는 방법을 공부했다. 기본적인 방법이 아니라, 영원히 그대로인 술을 담그는, 비법을 찾아 전국의 고서점과 담금술의 장인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자루에 담긴 살모사들을 서로 엉켰지만, 꼬이지 않고 계속 같은 자리를 돌았다. 그 움직임이 손을 타고 온몸에 퍼졌다. 루이는 어깨에 뱀들을 걸치고 걸었다. 술은 독했고, 뱀은 질겼다. 모든 장인들의 침대를 찾았다. 똬리를 틀고 목과 손을 죄었다. 깨물린 표식에는 숲의 푸른 반점이 생겼고, 술을 따서 그 위에 부어주었다. 영원한 안식을 기도했다. 의식은 주로 새벽에 거행했다. 그들이 가장 편히 쉴 수 있는 시간. 뱀들이 가장 굶주린 시간. 예순네 명의 장인들을 만났다. 더 이상 만날 사람이 없다고 루이는 판단했다. 그 책을 줍기 전 까지는 그랬다. 마지막 밤. 그는 자루에 뱀을 잡아넣으려고 침대 아래에 손을 넣었다. 익숙한 책의 질감이 손등에 걸렸다. 뱀술이라는 책이었다. 자루를 묶은 뒤, 침대에 누워 정독하기 시작했다. 그 책에는 모든 종류의 뱀, 모든 술의 목록과 수 만 가지의 조합이 레시피로 남겨져 있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장에는 저서의 이름과 주소 연락처가 적혀있었다. 툭ㅡ 배위로 낡은 사진이 한 장 떨어졌다. 소문으로만 듣던 뱀이었다. 전설의 살모사. 푸른 가지가 등에 새겨져 있었다. 입에는 꺾인 나뭇가지를 물었다. 힘 없이 축 늘어져 있는 사진이었다. 뱀의 양 옆으로는 남자와 여자가 거대한 총과 작살을 들고 웃고 있었다. 루이는 사진을 안주머니에 넣고 전화를 걸었다.


모자에서 빼낸 칼이 날아와 가슴에 꽂혔다. 루이는 웃으며 칼을 뽑았다. 옷에는 구멍이 났다. 다른 흔적은 없었다. 거실에서 뒤틀리는 남녀의 몸부림을 내려다봤다. 푸른 입에서는 하얀 거품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난로에 칼을 던져 넣었다. 푸른 화염이 일었다.

“어때? 아직 살만하지? 내가 질문을 할게. 대답을 잘하면 해독제를 얻을지도 몰라.” 루이는 다리를 구부리며 앉아 말했다.

“네가 불러 놓고 왜 이제 와서 이런 거야?” 남자가 흐릿한 혀로 말했다.

“이런 시골에 숨어 살면 행복해?” 여자의 눈이 위아래로 풀린 채 말했다.

“희생은 희생을 낳는 법이지. 안 그래?”

“개소리하지 마.” 남자는 상체를 일으켜 보려고 했다.

“살모사를 어떻게 죽였지? 대답해 봐.”

“그걸 알면 넌 놀라 죽을 걸. 낄낄낄” 남자의 거품이 웃을 때마다 쏟아져 내렸다.

“난 그것만 알면 돼. 그럼 편하게 보내줄지도 몰라. 밖으로든, 안으로든, 아래로든, 위로든 선택만 해. 약속은 지킬게.” 루이는 총을 뒤로 넣었다.

“어차피 뒤질 목숨 내가 왜 그걸 알려줘. 꺼져.” 남자의 입으로 피가 흘러나왔다. 루이는 주방 찬장을 열고 남은 코브라 술을 꺼내왔다. 뚜껑을 열었다. 바닥에 모두 쏟았다. 여섯 마리의 뱀들은 술에 취해 난폭한 이빨로, 눈과 입, 코, 다리, 손, 머리를 물어뜯었다. 그들은 비음 섞인 신음만 냈다. 다시 자루에 뱀들을 주워 담았다.

“편하게 가지? 편하게.” 루이는 말했다. 술에는 해독 성분을 아주 약하게 타 두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 한 번 더 물리면 약이 없다고 말했다.

“살모사를 잡기 위해 살모사 독이 필요해. 그래서 잡았어. 근데 도대체 너랑 무슨 관련이 있길래 우리한테 지랄이야.” 남자는 목을 꺾은 채 말했다.

“그 뱀은 잡을 수 없는 뱀이거든, 나 조차도 그 뱀을 본 적이 없어. 너 같은 술꾼이 무슨 재주로... 이해가 안 되는데?” 루이는 뱀자루를 느슨하게 했다.

“내가 보고 있던 책. 그 책을 보고 달려들었어. 동물해부학. 나를 죽일 줄 알았는데, 뚫어지게 그것만 보고 있었어. 그 틈을 노렸다. 됐냐? 이제 해독제 좀 줘 젠장. 눈이 안 보이기 시작했어.” 그들 눈의 흰자위가 파랗게 변했다. 루이는 갈라진 동물들의 그림을 함께 보던, 침대 위의 시간들을 떠올렸다.

“......” 자루의 주둥이를 풀었다. 뱀을 풀었다. 침대 아래에 숨겨둔, 나머지 여섯 마리의 뱀도 함께. 난폭한 이빨의 식사가 시작됐다.

“약속대로 보내줄게. 아무 곳이나 정해서 기도하고 가라. 그럼 대충 들어주실 거다.” 바닥에 흐르는 술과 검은색으로 굳어가는 피를 밟았다. 뱀들은 양쪽 발목을 감싸고 올라탔다. 소파에 앉은 루이는 허리춤에서 총을 꺼냈다.


살모사의 얼굴을 보지 못한 채,

살모사의 눈을 보지 못한 채,

살모사에게 가려했다.


루이는 총을 꺼내 실린더를 돌렸다.

“탕ㅡ” 자신의 머릿속을 관통한 총알이 벽에 박혔다. 아무것도 흐르지 않았다.


이제 네 발이 남았다.

리볼버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뱀들은 총알이 되었다.

탄피는 뱀들이 되었다.


루이는 기억을 제거했다.

뱀의 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