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교육에서 선택적 교육으로 수영강습

중급반 수영강습 13일 차 수영 일기

by 이순일

내가 수영을 배우는 방식은 조금 특이하다...

뒤늦게 시작한 수영의 신비는

나로 하여금 푹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하는 거 같다..

모든 운동을 자유로운(?) 공기 중에서 배우고 터득한 거라면,

수영은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


물이라는 아주 특이한 환경 속에서 움직이고

호흡을 배워야 하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엄마의 자궁 속에서 수중생활을 경험하지만..

이것은 나의 인생 전체를 통틀어 극히 일부분의 시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당황스럽고 모든 게 생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호흡을 떼어놓고 생각해보면

물속에 내 몸을 던지는 순간부터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물속만큼 편하고 다른 잡념을 다 잊어버리게 해 준다..

아무런 생각 없이 머리를 비우고

오로지 물에 내 몸을 맡긴 채 복잡한 생각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그렇지 않은가!!


복잡하게 돌아가는 회사일들,

자녀들의 진로와 관련한 고민거리들,

주변인들과의 원만한 대인관계의 유지를 위한 적절한 시간의 할애 등...

생각에 생각을 더하며 허우적거리기 일쑤인데

물속에선 그럴 필요가 없다..

물이 주는 이 여유로움과 편안함은

우리가 충분히 누려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강사는 어느덧 일방적인 교육방식에서, 선택적 교육을 시킨다..

어느 정도 기초가 확립되었다고 생각되는지

무조건 따라오고 시키는 대로 에서

이제는 가이드라인만 쳐놓고 벗어나지 않게 하는 듯하다..

그리고 각자가 맞는 적절한 영법을 찾아내길 원하는 거 같다..


호흡법, 영법, 발차기 등

모든 것에서 이제 둥지를 벗어나 날갯짓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잔소리가 줄었다는 얘기이다..

물론 정해논 틀을 벗어날 때는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개입이 들어온다..


자유형에서 초급자에게 발차기란

뜨는 게 목적이었다면,

이제는 중급자에게 발차기는

리듬감인 거 같다..

어느덧 나도 나만의 발차기를 하는 거 같고

강사는 별 얘기를 하지 않는다..

소위 말하는 6비트 정도의 리듬과

글라이딩 시 가위차기 형태로 굳어가는 듯하다..

특히 글라이딩 시 가위차기 형태로의 전환 후

잠 순간 쭈욱 밀어줄 때의 그 미끄러짐은 정말 기분이 좋다..


오늘 강사는

리커버리에서 중요한 얘기를 하나 더 해준다..

바로 리커버리를 위한 기준은

팔이 아니라 어깨라는 사실이다..

어깨를 축으로 해서 팔을 돌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아주 중요하니 잊지 말고 연습하라는 얘기...

정말 그렇다...


어깨를 축으로 해서 돌릴 경우 추진력과 편안함이 장난이 아니다..

오늘 자유형 250m가 그리 힘들지 않았던 것이 이를 증명하는 거 같다..

수영을 하면서 발전을 위해 힘의 적절한 분배를 위해

계속적인 검토와 분석이 필요하고

이를 나에게 어떻게 적용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지를

끊임없이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

내가 수영을 배워나가는 방식이다..


그때마다 어김없이

새로운 신세계를 발견하고 희열에 빠지곤 한다..

평영 발차기가 생각보다 진도가 나가지 않아 고민하던 나는

지난 주말 동안 자유수영을 하면서 이 부분을 집중 탐구했다.

무엇이 문제일까?

어느 부분을 개선하면 될까?

내 동작엔 크게 문제가 없다는데...

고민하며 한 동작, 한 동작 탐구하던 나는...

드디어 나만의 발차기를 찾게 되었다...


신속하게 발을 모아주는 것은 당연한 말이고,

준비자세를 갖춘 후 복숭아뼈를 이용해 밀어줄 때,

난 중심축을 양 엄지발가락으로 정했다..

바로 종이에 붓으로 그리을 그리듯이

엄지를 이용해 물속에서 하트를 그려나가는 것이다..

바로 채찍을 내려치는 것과도 같은 동작을

엄지발가락에게 시키는 것이다..

엄지가 가면?...

ㅎㅎㅎ 나머지도 따라가니까...

강습 때 즉각 적용을 해 보았고...

상위그룹과 벌어졌던 격차는 좁혀졌다...ㅎㅎ


앞사람 발을 터치할 정도였으니 상위그룹에서 깜짝 놀란다...

왜 이렇게 빨라졌냐고...ㅎㅎ

바로 나만의 고민과 적용을 시험해본 결과다..

내가 안 되는 부분에 대해 그만큼 고민하고 방법을 찾는다면

그 해답은 반드시 존재한다..

때론 그 과정이 짜증 나고 시간이 걸려 힘들 수도 있겠지만,

그건 충분히 시간을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


아직도 벗겨내야 할 수영의 실체는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어느새 난 그 한 가지 한 가지를 찾아내는 재미에

수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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