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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순일 Oct 17. 2024

치과 가는 날

외출은 편안함이 아니라 긴장의 연속이다

오늘은 치과를 가는 날

스케일링과 틀니를 점검하러 간다.


씹는 기능이 좋지 않으면 소화가 잘 안 되시고

이는 더 큰 불편을 초래할 수가 있기에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으러 가야 한다.


외출이 예정되어 있는 날은 준비할 것이 많다.


평상시 외출이 거의 없지만

병원을 가는 날은 정해진 외출을 해야 하는 날

내과 및 신경정신과와 치과를 가시는데

오늘은 치과에 가야 한다.


스스로 판단해서 외출을 하시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강요에 의해 나가시는 것은 

매우 불안해하신다.


어디를 가는 건데?

왜 이리로 가는 건데?


하면서 

계속해서 물어보신다.


심지어

정신을 바짝 차리시고 

절대 졸거나 주무 시지를 않는다.

그리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깥을 바라보신다.

불안하신 것이다.


특히 

바깥에 나가시면

고분고분 해지신다.

시키는 대로 다 하신다.


행여 길이라도 잃어버리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에

일절 불평을 안 하시며 

졸졸졸 붙어 따라다니신다.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렇게도 

주변 사람을 믿지 못하실까 하는 안타까움도 있다.


한 번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모시고 다녀올 일이 있었는데

한잠도 안 주무셨다는


치과를 다녀오는 일은

건강과도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불편하긴 하지만

정상적인 사람도 치과를 가는 것이니

동일한 생각으로 모시면 되는 것이다.


그래도

제일 이쁜 옷으로 차려입으려 하시고

옷도 골라 입으신다.

머리도 반드시 빗으려 하신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연락이 되는

핸드폰도 반드시 챙기신다.

통화는 안 하고 

통화하는 방법도 잊으셨지만

손에는 반드시 들고 계셔야 

불안해하질 않으신다.


그것이 

자식과 소통이 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아직도 알고 계신다.

하지만

정작 그 핸드폰으로 자녀가 전화를 걸어온 경우는 

한 번도 없다.

그래도 

핸드폰을 손에 쥔 장모님의 발걸음은 가벼우시다.

그거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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