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와 같은 공간에서 살아간다는 것
아! 제발!! 이란 소리가
하루에도 수십 번 절로 나온다.
치매 환자랑
같은 공간에서 살아간다는 것
그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자식이니까
요양보호사니까
또는
사회복지 업무를 담당하니까
당연히 이해하고 참아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아마도 단 하루를 버텨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나는 대단하다고 공치사를 하려는 게 아니다.
이해해 주면 좋고
또 이해 안 해줘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치매 어르신의 옆에는
반드시 누군가는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방치를 한다면
차라리 한 번이라도 더 챙길걸 하는
후회를 바로 하게 된다.
치매환자의 두뇌는
정상인 사람 못지않게 팽팽 돌아간다.
단지 정리가 안되고
인과관계가 없을 뿐
바빠도 이만 저만 바쁜 것이 아니다.
이것이 함께 지내는 사람을 힘들게 한다.
나를 힘들게 한다.
그래서 간혹 언론에
어르신을 묶어 놓았다는 기사가 뜨며
많은 이들의 지탄을 받기도 하지만
움직이면 사고로 연결되기에
오죽하면 묶어야 할까 하는
동정심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이해하고 경험해 본 이들끼리 하는 말이다.
강아지가 변을 본 기저귀를 보시더니
지저분하다고 바로 들고 욕실에 가서 빨래를 한다.
식사를 하시라고 하면 생각이 없다고 안 드신다고 한다.
그런 줄 알고 돌아서면
하루종일 밥구경 못했다고 밥 달라고 그러신다.
맘에 드는 물건은 내 것이라 우기시면서
우리가 모르는 곳에 숨겨 놓으신다.
아직까지 못 찾은 물건이 많다.
강아지를 왜 굶기냐고 하시면서
드시던 밥을 반쯤 덜어서 강아지에게 준다.
배고프면 안 된다고...
옆에 사료가 수북이 쌓여있어도 소용이 없다.
이것저것 물건을 열심히 가방에 집어넣고
나 집에 갔다 올게 하면서
현관문을 나가시려 하신다.
이때부터 약 한 시간은 현관문에서 보초를 서야 한다.
화가.........
나려 한다.
하지만
화를 내서는 안 된다.
어르신은 지금 정상적인 행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정리가 되어있지 않을 뿐...
화를 내면 지는 것이다.
화를 내면 모실 수가 없는 것이다.
가실 때 가시더라도 함께 있는 순간에는
화를 내면 안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밖에서 우당탕 하는 소리가 들린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