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어느 시점에 친밀했던 여러 기억들이 아련하다....
30살 넘어 프랑스로 유학을 간 화자는 프랑스 어학원에서 만난 한 언니와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 그러다 화자가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여 정착하게 되고 언니는 곧 프랑스를 떠나게 된다. 흘러간 시간과 상황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이 관계는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고 끝나고 말았다. 가끔 비 오다 그친 날에 화자는 언니와의 추억을 떠올리고는 울고 싶은 마음만 확인할 뿐이다.
최근에 별 탈 없었던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혼자 끙끙거렸다. 그러다 보니 관계 심리학이나 관련 에세이 책들을 읽게 되었다. 나는 내가 친한 사람들과 서로 존중의 거리를 지키며 상처를 주지도 않고 잘 받지도 않는다고 생각했다. 엄청난 착각이었다. 나는 상처 받고 싶지 않고 늘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더 사랑하고 먼저 다가갈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우리는 전부를 걸고 낯선 나라에서 인생을 새로 시작할 만큼 용기를 내 본 적 있는 사람들이니깐, 걱정 마. 넌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스스로 원하는 걸 찾을 줄 아는 사람이야.
나의 가면을 발견했지만 하루 아침에 벗어던지고 사랑과 용기를 가진 사람으로 변화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매일 조금씩 용기를 내어보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제일 먼저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백수린의 소설 <시간의 궤적>처럼 시간이 흐르고 상황이 달라지면 관계는 변화하기 마련이라는 것.
친밀한 관계를 누렸던 시간은 이미 지나갔고 상황도 달라지고 있음을 받아들이는 중이다. 나 또한 조금씩 달라지고 있지 않나? 이제는 예전의 관계에 너무 메이지 말고 지금의 관계 속에서 최선을 다하며 새로운 관계에도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