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첫 버스와 조우, 귀뚜라미 환호 소리
오늘도 새벽 5시에 눈을 떴다. 수영 수업이 없는 날이어서 남편 따라 달리기 하러 나갔다. 공원에 들어서니 귀뚜라미와 매미 소리가 쏴아~ 쏟아졌다. 아직 달리기도 전인데 나를 환대하고 환호한다. 간단한 준비 운동 후 달리기를 시작한다.
남편과 같이 달리다 이내 사이가 벌어진다. 남편 속도에 맞추려니 숨이 찬다. 오랜만에 뛰니 다시 느려졌나 보다. 내 속도대로 주변 나무들과 꽃들을 보며 천천히 나아간다. 음악을 들으려다 말고 귀뚜라미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남편은 나를 가로질러 4바퀴나 앞선다. “이제 열 다섯 바퀴야”라고 외치는 남편, 나를 가로질러 4바퀴나 앞섰구나. 남편 뒤로 버스 첫 차가 뿌앙 소리를 내며 공원 윗길을 달린다. 이제 곧 6시. 집에 들어가야 할 시간이다. 빨래를 개고 아침을 준비하고 커피를 마시는 시간. 7시가 되면 아이들을 깨우고 등교를 돕는 시간이 우리를 기다린다.
나를 기다리는 일상들이 대기하고 있다. 하루를 시작하기도 전에 땀범벅, 하지만 시원한 물로 샤워하고 나오면 에너지가 충전된다. 딱 오늘을 살아낼 만큼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