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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a Dec 21. 2022

뜨거운 커피

요즘은 커피를 줄이려고 노력중이다.


20대의 나는 커피는커녕 커피가 들어간 음료 (ex. 라떼, 카푸치노, 심지어 더위사냥)도 안 먹고 마시는 사람이었는데 어느 새 일일 일커피를 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최근에는 얼굴이 하얀색으로 돌아오지 않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약간 있는데 이게 태닝탓인지, 여름햇빛탓인지, 커피탓인지, 흡연자이기 때문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최소한 커피만이라도 줄여보겠다고 차를 마시려고 노력중인데 그래도 가끔씩 커피가 먹고 싶은 날이 있다. 그저께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를 시켰는데 물이 어찌나 뜨거웠는지 종이 슬리브를 씌워도 컵이 뜨거워 도저히 잡을수조차 없었다.

얼른 커피를 한입 꿀떡 마시고 싶은데 잔조차 잡을 수 없는 커피의 온도에 깜짝 놀라서 한동안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를 멍때리면서 째려보고 있었는데 마치 이 뜨거운 커피가 꼭 연애하는 마음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른 들이키고 싶은데 너무 뜨거워 마실 수는 없고 시간이 조금 더 지나 커피가 먹기좋을만큼 식었을 때 꿀떡꿀떡 신나게 마시다가도 금세 식어버리는 커피의 온도에 아쉬워지고 그러고도 시간이 조금 더 지나 차갑게 식은 커피는 이제 아까의 따뜻한 커피만큼 간절해지지 않게 되겠지.


식어가는 커피를 두손으로 꼭 잡고 있으면

온도가 내려가는 걸 조금은 늦춰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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