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水落山, 637m), 홈통바위(기차바위) 코스

by 이흥재

2025년 7월15일 화요일 흐림


지난주에는 오피스텔 매매계약 문제로 왔다 갔다 하느라고 산행할 시간을 낼 수 없어 아쉬웠는데 오늘 드디어 산엘 갈 수 있게 됐다. 더구나 이번주엔 오늘을 제외하곤 매일 비가 올 거란 예보가 있어 절호의 기회가 온 것 같다.


지난주엔 남한산(南漢山•522m)엘 가려고 했었는데, 유튜브에서 기차바위 코스로 수락산엘 올라가는 영상을 보고 같은 코스로 가보기로 마음먹었다. 전에는 수락산에 오를 때 수락산역에서 내려 올라가곤 했는데, 오늘은 지하철 7호선 종점인 장암역까지 갔다.


장암역에서 나와 큰길(동일로)을 건너고 노강서원(鷺江書院)과 석림사 (石林寺)를 지나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건물 앞에 세워놓은 안내문에 따르면, “노강서원은 1689년(숙조15) 인현왕후(仁顯王后)의 폐위가 부당하다고 간언하다 죽은 박태보(朴泰輔 1654~1689)의 뜻을 기리기 위해 1695년 서울 노량진에 건립했다. 1697년 숙종이 “노강”이란 현판을 내렸고, 1754년(영조30) 다시 지었으며, 대원군의 사원철폐 때 남은 47개 서원 중 하나다. 노량진 노강서원이 한국전쟁 때 소실돼, 1969년 매월당 김시습 (梅月堂 金時習)의 영정을 봉안했던 청절사(淸節寺) 터에 다시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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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현왕후는 조선 제19대 숙종(肅宗, 재위1674~1720)의 정비였던 인경왕후 (仁敬王后)가 1680년 천연두를 앓다 승하한 후인 1681년 제1계비로 책봉됐지만 1689년 희빈장씨(禧嬪張氏)가 왕비로 책봉되면서 폐위됐다가 1694년 복위된 후 1701년 통풍(痛風)으로 사망했는데, 장희빈이 왕비로 책봉되는 과정에 서인과 남인간의 갈등이 많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숙종에게는 3명의 왕비가 있었지만 모두 왕자가 없었고, 희빈장씨가 제20대 경종(景宗 재위1720~1724)을, 숙빈최씨(淑嬪崔氏)는 제21대 영조(英祖 재위1724~1776)를 낳았다.


한편, 석림사의 옛 이름인 ‘석림암’은 1671년 서계 박세당(西溪 朴世堂)이 지은 반남박씨 재궁절이었는데, 1745년 대홍수로 유실됐던 것을 새로 지으면서 석림사로 불렸다. 이후 한국전쟁 때 전소됐던 것을 1960년부터 다시 짓기 시작해 2000년 큰법당을 완공하고, 2001년 전통사찰로 등록했다.


계곡을 건너면 곧바로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으로 가면 기차바위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곧장 올라가면 깔딱고개를 만난다. 두 길 모두 올라간 적은 없지만, 오늘은 기차바위 코스로 가기 위해 온 길이니 왼쪽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그런데, 어제 비가 와서 그런 건지, 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길이 명확하지 않다. 그래도 신경을 집중하면서 한발한발 길을 찾아간다.


계곡 갈림길에서 1.6km 올라 다시 갈림길을 만났는데, “추락사고 다발 위험지역이니 고소공포증 및 노약자는 우회하라”는 경고문이 걸려있지만, 이왕 기차바위를 오르려고 온 길이니 오른쪽으로 가파른 바위를 따라 올라간다.


로프가 여러 개 드리워져 있는 바위를 타고 올라가 드디어 기차바위 아래 섰다. 그곳에도 굵은 로프 2개가 드리워져 있는데 그중 하나를 잡고 올라가면 된다. 이곳은 ‘홈통바위’라고도 하는데, 바위형상을 보니 그런 이름이 붙은 이유를 금방 알겠다. 두 바위 사이에 꽤 깊고 넓은 홈이 정상까지 패여 있다. 하지만, 왜 ‘기차바위’라고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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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가 급하긴 해도 그렇게 위험하거나 힘들진 않다. 그래도 자주 오고 싶은 마음은 없다. 만에 하나 올라가는 도중에 로프를 놓치기라고 하면 바로 낭떠러지로 굴러갈 것 같다.


주봉을 향해 마지막 나무데크 계단을 오르니 정상에 태극기가 힘차게 나부낀다. 하지만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 지금까지 수많은 산행을 다녔지만 오가는 동안은 물론 정상에서 아무도 만나지 않은 경우는 흔치 않은 경험이다. 아무튼, 오랜만에 기온도 조금 내려가고 정상에서 바람도 꽤 많이 불어 여기까지 오르는 동안 힘들고 더웠던 것이 한꺼번에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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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9시밖에 되지 않았으니 간식 먹기에도 애매한 시간이라 곧바로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차바위로 가는 갈림길에서 이번에는 왼쪽 가파른 길로 내려간다. 이정표를 보니 장암역까지 2.25km다. 하지만 조금 더 내려와서 만난 이정표에는 석림사까지 1.6km로 돼있다. 나중에 확인한 이정표에는 석림사에서 장암역까지 1.2km라고 했으니, 거리계산이 전혀 맞지 않는다.


아무튼, 하산을 마치고 석림사에 잠시 들렀다가 장암역으로 가서 무사히 귀가했다. 낮에는 비가 조금 올 거란 예보가 있었지만 잠깐 내리고 다시 맑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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