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on Mar 31. 2016

중고서점에 대한 생각

'중고'라고 해서 B급만 가득할 이유는 없지 않나

도대체 누굴 위한 제도인지 알 수 없는 도서정가제 때문에 작년부터는 교보문고나 도서관에서 목차나 내용을 간단하게 읽어보고 난 후에 정말 괜찮다는 확신이 생기면, 알라딘 온/오프라인 중고서점을 통해 구매하고, 다 읽은 책들은 헐값이지만 알라딘에다 판다. 그리고 가끔씩 약속에 일찍 도착했을 때, 시간이 좀 남을 때면 알라딘 중고매장으로 간다. 아까운 자투리 시간을 꽉꽉 채운다는 점에서 좋고, '중고'이기 때문에 진열된 책은 직원들에게 물어보지 않고도 읽어볼 수 있어 더욱 좋다.


아쉬운 점은 작년과 올해 초만 해도 꽤나 많은 시간을 중고서점에서 보냈는데, 점점 레몬마켓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점점 양서는 줄어들고 종이가 아까운 책들이 책장에 넘친다. 양서든 아니든 값을 매기는 기준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책에 스크래치가 없어야 하고, 줄 친 부분은 몇 페이지 이하여야 하며 코딱지가 있으면 안된다는 등 중고서점 나름의 기준이 있다.


나만의 양서다 아니다 하는 기준을 강요하면 안되겠지만, 그래 꽤나 괜찮은 책들을 중고서점에 팔려고 하면 가끔씩 이건 너무하다 싶을 정도의 가격을 부른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큰 조직 앞에서 개개인은 힘이 없다. 부르는대로 팔거나 아니면 다시 집에 들고가는 수밖에.


그러니까 사는 입장에서는 가끔씩 대박을 건질 수 있지만, 판매하려 치면 제 값도 받지 못하는 입장이니 당연히 시장논리에 따라 중고서점에 양서는 줄어든다. '이건 좋은 책이고 저건 좀 덜 좋은 책이다'라고 구분하기엔 애매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A사 중고서점 처럼 '최상-상-중-하'는 너무 편하게 장사하려는 것 아닌가 싶다.

작가의 이전글 잘 팔리는 심리학 책들의 함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