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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호성 Jul 04. 2016

글쓰기를 통해 바뀐 것

무엇이 귀찮고 어려운 글쓰기를 하게 할까?

글쓰기를 재개한 이유는 “채용”을 위해서였다. 한참 글연습을 하다가 멈춘지 반년이 넘은 시점이었다. 8퍼센트에서 개발자 채용을 해야 하는데 남들과는 다른 접근을 하고 싶었고, 선택한 것이 글쓰기였다. 5일 동안 매일 하나씩 글을 썼다. 8퍼센트에 다니는 나의 이야기(8퍼센트에 입사하기까지, 8퍼센트 입사 날). 그리고 함께 일하는 동료의 이야기(박문수 이야기, 뿌 이야기)였다. 글쓰기를 통해 채용에 성공했던 것에 더해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변화가 생겼다. 그리고 그 변화는 내가 지금까지 꾸준히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오늘은 그 변화에 대한 이야기다.

마침 브런치도 1주년을 맞아 글쓰기가 어떻게 삶을 바꾸었나를 묻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우선 당시 일주일 만에 개발자 3분을 채용했다. 사실 내 글이 8퍼센트를 모르던 분들에게 영향을 미쳤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최소한 8퍼센트 입사를 고민하셨던 분께는 내 글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요즘에도 블로그에 있는 글들을 보고 우리 회사와 팀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어 입사 지원을 해 주시는 분들이 일주일에 한분씩은 계신다. 지금은 채용이 마감된 상태라 아쉽지만 더 성장해서 더 많은 분들을 모실 수 있을 때 연락을 드리겠다고 답하고 있다.


그리고 8퍼센트에 입사하고 싶으신 분들이 아니더라도 나를 찾아주는 사람들이 생겼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찾아온다는 것은 꽤 생경한 경험이다. ㅍㅍㅅㅅ에서 내 글을 쓰고 싶다고 연락이 와서 기술 부채 가 ㅍㅍㅅㅅ를 통해 공개되었다. 개발자 분들 중에서 그리고 다른 스타트업의 CTO 분들 중에서도 연락을 주셔서 몇 분을 만났다. 주로 우리가 만들어 가고 있는 문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었다. 글 하나를 쓸 때마다 페이스북 친구 신청을 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 페이스북 친구가 200명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이런 외부적인 성과보다 글을 쓰기 위한 원동력이 되는 것은 자존감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허세라고도 한다)

요즘 재미있게 일하는 거 같아서 보기 좋더라 파이팅~~

얼마 전 오랜만에 연락한 친구의 카톡 작별인사다. 나와 페이스북 친구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내가 요즘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대략 알고 있다. 즐겁고 열심히 회사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부분은 맞고, 일부는 의도된 거다. 회사일이 항상 즐거운 것은 불가능하고, 매일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 허세 사진을 올리며 “나 멋지게 살고 있어요”를 알리는 것처럼 내가 쓰는 글은 나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허세글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나 좋은 회사에서 인정받으면서 즐겁게 다녀요.", "저 열심히 잘하고 있어요.”를 남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인 거다.


그리고 내가 쓰는 글 중 회사를 주제로한 (의도적인 자랑이 포함 된)글은 회사 구성원들의 회사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된다. 우리 팀과 우리의 문화,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를 글로 써서 공개하면 다들 즐거워하고 자랑스러워해주신다. 사실 이것은 내가 엔써즈 다닐 때 꼬날님을 보면서 느꼈던 것이었다. “우리 회사가 이렇게 좋은 회사입니다!”를 알리는 거라고 할까. 실제로 그렇게 알리고 나면 더 좋은 회사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회사에 관련된 글을 작성하고 나면 회사 슬랙에 가장 먼저 공개하고 구성원들의 반응을 지켜 본다.


내가 이렇게 글쓰기를 통해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주변분들이 인식하신 탓인지 글쓰기를 시작 혹은 재개 하시는 분들이 늘었다. 나 또한 누군가에 자극을 받아 글쓰기를 시작 했는데 이렇게 내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생각하니 어깨가 으쓱해진다. 특히 8퍼센트의 경우  글을 쓰는 동료들이 늘었다. 우리 회사가 30명이 되지 않는데 그중에서 자신의 글을 블로그에 올리시는 분들이 10분 정도 된다. 그중에서도 몇 분은 내가 권장해서 글쓰기를 시작하셨다.


최근에는 글쓰기를 위해 일주일에  4~5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 4~5시간이라고 하면 그렇게 많아 보이진 않지만 내게 주어진 여가 시간을 생각해 보면 꽤 많은 비중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정도의 시간을 들여서 이런 변화를 얻을 수 있으니 최근에 내가 경험한 그 어떤 취미보다 보람차고 즐겁다. 그리고 사진으로는 남길 수 없는 34살 이호성의 고민과 생각이 기록되는 것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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