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호성 Jul 11. 2016

스톤 수프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해가는 방식

아래는 언젠가 한번 들어 본 것만 같은 '돌국' 이야기다.


가뭄이 심하게 든 어느 해, 지혜로운 스님이 한 마을을 지나가고 있었어요.


"이웃끼리 먹을 것 좀 나누어 먹읍시다."

"저리 가세요. 우리 가족이 먹을 것도 없다고요."


심한 가뭄으로 먹을 것이 귀해지자, 마을 사람들이 싸우고 있었어요. 이 모습을 본 스님이 곰곰이 생각하더니, 커다란 솥에 돌을 넣고 큰 소리로 말했어요.


"자,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돌국을 끓여 볼까?"


스님이 돌국을 끓인다는 소문이 금세 마을에 퍼졌어요. 소문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스님이 돌로 어떻게 국을 끓이느냐며 스님의 주변으로 하나 둘 모여들었어요. 마을 사람들이 모이자 스님은 국을 저으며 여기에 배추를 넣으면 정말 맛있을 거라고 말했어요. 스님의 말을 들은 한 사람이 집으로 달려가 숨겨 놓은 배추를 가지고 왔어요. 스님은 배추를 송송 썰어 국에 넣었어요.


"음, 여기에 쇠고기를 조금 넣으면 임금님이 먹는 국보다 맛있는 국이 될 텐데......"


그러자 또 한 사람이 집에 숨겨 놓은 쇠고기를 가지고 왔어요. 스님은 국에 쇠고기를 넣었어요.


"자, 여러분 맛있는 돌국이 완성되었어요."


스님은 마을 사람들과 돌국을 나누어 먹었어요. 돌국을 서로 나누어 먹으며, 마을 사람들은 마음의 문을 열고 활짝 웃었답니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동화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 동화가 내가 8퍼센트가 일하는 방식을 바꿔나가고 있는 것과 통하는 것이 있다. 최근에 시도하고 있는 '컨플루언스 도입' 과정을 동화에 대입해 보자.

가뭄이 심하게 든 어느 해, 지혜로운 스님이 한 마을을 지나가고 있었어요.

모든 조직들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어떤 문제는 가뭄과 같이 대단히 심각하다. 8퍼센트가 가지고 있는 문제 중 하나는 문서의 부재였다. 지혜로운 스님은 '지혜로운'만 떼고 나라고 하자. 예전에 삭발 머리를 한 적도 있으니.

"이웃끼리 먹을 것 좀 나누어 먹읍시다."
"저리 가세요. 우리 가족이 먹을 것도 없다고요."
심한 가뭄으로 먹을 것이 귀해지자, 마을 사람들이 싸우고 있었어요. 

하나의 문제는 단순히 그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 내고 가장 심각한 것은 구성원 간의 신뢰를 깨뜨리는 것이다. 위 부분은 이렇게 바꿔 볼 수 있겠다. 

"이번에 개발하는 것 문서로 정리해서 주시면 안 될까요?"
"저희 쪽 일하는 것만으로도 벅차요."
과도한 업무량으로 지치자, 구성원들이 싸우고 있었어요. 

(동화에 끼워 맞추기 위해서 조금의 과장이 포함되었다.)

이 모습을 본 스님이 곰곰이 생각하더니, 커다란 솥에 돌을 넣고 큰 소리로 말했어요.

여기에서 '커다란 솥'은 배고픈 마을 사람들 위한 국을 끓일 수 있는 도구다. 즉, 문제에 대한 적절한 솔루션이다. '돌'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처음으로 국에 넣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문서의 부재'라는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서 선택했던 것은 '컨플루언스'라는 솥이었다. 그리고 내가 처음으로 넣은 '돌'은 내가 참여한 회의의 회의록이었다.

"자,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돌국을 끓여 볼까?"

스님은 여기에서 비전을 제시한다. 아직까지는 별 볼일 없는 진짜 돌국이지만 제일 맛있게 만들 것이라고 선언한다. 나 또한 지금은 회의록 밖에 없지만 우리가 가진 정보들을 문서로 남겨야지만 우리의 프로젝트, 나아가서는 회사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이 돌국을 끓인다는 소문이 금세 마을에 퍼졌어요. 소문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스님이 돌로 어떻게 국을 끓이느냐며 스님의 주변으로 하나 둘 모여들었어요.

여기에서 주요한 점은 마을 사람들이 굶주렸다는 것이다. 그들이 배고프지 않았다면 돌국을 구경하러 오지 않았을 것이다. 즉 '돌국'이라는 것은 그들에게 필요한 변화였다는 이야기다.

8퍼센트 또한 문서의 부재로 인한 불편함을 구성원들이 느끼고 있었고 그 불편함을 해소할 무엇인가를 원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누군가가 그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시도를 시작했고 다들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모이자 스님은 국을 저으며 여기에 배추를 넣으면 정말 맛있을 거라고 말했어요. 스님의 말을 들은 한 사람이 집으로 달려가 숨겨 놓은 배추를 가지고 왔어요. 스님은 배추를 송송 썰어 국에 넣었어요.

나는 꾸준히 문서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의 생각에 동조해 주시는 분들이 하나씩 자신의 시간을 할애해서 정보를 문서로 남기기 시작했다.

"음, 여기에 쇠고기를 조금 넣으면 임금님이 먹는 국보다 맛있는 국이 될 텐데......"
그러자 또 한 사람이 집에 숨겨 놓은 쇠고기를 가지고 왔어요. 스님은 국에 쇠고기를 넣었어요.

배추를 얻은 스님이 자신감을 얻었다. 이제는 비싼 쇠고기를 요구하고 있다. 나 또한 문서를 쓰는 사람이 한두 명씩 늘어나기 시작하자 자신감을 얻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다 자주 문서를 요청했다.

"자, 여러분 맛있는 돌국이 완성되었어요."
스님은 마을 사람들과 돌국을 나누어 먹었어요. 돌국을 서로 나누어 먹으며, 마을 사람들은 마음의 문을 열고 활짝 웃었답니다.

결국 스님은 마을 사람들을 국 끓이는 과정에 동참시켰고 이 성과를 마을 사람들과 함께 했다. 여기에서 주의해서 볼 것은 누군가는 싼 배추를 넣고 누군가는 비싼 고기를 넣었다 사실이다. 아마 아무것도 안 넣은 사람도 있을 거다. 하지만 쇠고기를 넣은 사람도 이를 아까워하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 간의 신뢰가 회복되는 과정이라 하겠다. 

8퍼센트는 아직 '문서에 기반한 업무 진행'이라는 '맛있는 돌국'을 끓이고 있는 중이다. 아직은 밍밍하다. 하지만 내가 바라는 방향은 구성원들이 다 함께 노력해서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더 멋지게 일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돌국을 맛있게 끓여먹고 나면 스님은 가시던 길을 계속 가시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맛있는 돌국'을 즐겁게 나눠 먹게 되면 또 다른 문제를 찾아가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글쓰기를 통해 바뀐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