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runch.co.kr/@leehoward/8
지난 2주간에 걸쳐 ‘장사치, 장사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장사치, 장사꾼 1) https://brunch.co.kr/@leehoward/8
(장사치, 장사꾼 2) https://brunch.co.kr/@leehoward/9
'경영자의 마인드'를 논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상인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들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장사하는 모든 사람이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장사가 우리의 삶에 끼치는 긍정적인 면을 보여줄 순 없을까 고민스러웠다.
이야기가 잠시 곁길로 새는 것 같지만, 장사에 대한 재미있는 사례를 소개하며 분위기를 바꿔보려 한다.
먼저 장사를 통해 세자빈이 된 처녀의 이야기를 해보자.
옛날 어느 나라의 왕이 왕자의 배우자, 즉 세자빈을 간택한다는 방을 전국에 붙였다.
전국에서 많은 처녀들이 몰려들었고,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마지막 후보로 열 명이 남았다.
왕은 열 명의 처녀들에게 한 가지의 공통된 과제를 낸다. 처녀들의 지혜를 판단하기 위함이었다.
왕이 낸 과제는 이랬다. 아주 소량의 쌀을 나눠주고는 한 달 동안 살아 보라는 것.
처녀들은 당황한다. 받은 쌀은 아무리 아껴 먹어도 한 달을 견디기에는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처녀들은 자신만의 방법과 묘책을 강구해가며 한 달을 지내기 시작한다.
어떤 처녀는 죽을 쑤어 먹기도 하고, 어느 처녀는 하루에 한 끼만 먹기도 했다.
그렇게 왕과 약속한 한 달의 시간이 지나 열 명의 처녀들은 왕궁으로 모여들었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한 달을 견뎌낸 처녀들은 하나같이 초췌하게 말라 있었다.
그런데 유독 한 처녀만은 달랐다.
그녀는 처음 궁에 왔을 때보다 얼굴이 밝아져 있었고, 심지어 살이 통통하게 찐 것처럼 보였다.
왕은 자신에게 먹음직스러운 떡을 담은 그릇을 내미는 처녀에게 놀란 목소리로 이렇게 묻는다.
“너는 어떻게 그리 적은 쌀로 한 달을 견디고, 또 떡까지 해 올 수 있었느냐?”
처녀는 왕에게 부끄럽지만 당당하게 대답했다.
“저는 그 쌀로 떡을 만들어 장터에 나가 장사를 했습니다.
떡을 판 돈으로 쌀을 사고 다시 떡을 만들어 팔았습니다.
이렇게 하니 한 달 동안 배고프지 않게 먹을 수 있었고,
임금님께 드릴 떡도 만들어 올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 출처 ; 따뜻한 하루)
이 지혜로운 처녀가 왕세자의 빈(嬪)이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장사는 이런 것이다.
굶주림에서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신분을 완전히 뒤바꿔 놓기도 한다.
평범한 사람을 사업가, 경영자로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