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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학은 Feb 10. 2021

외식업과 싱어게인 30호 가수 이승윤과의 관계 - 매력



싱어게인 파이널에서 30호 가수 이승윤 씨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우승은 그가 했는데 제가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처음에 30호 가수 이승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그의 노래가 아니었습니다.

‘나는 배 아픈 가수다’라며 자신을 소개하는 말이 아주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JTBC 유튜브 채널 캡처

1라운드에서 박진영의 ‘허니’를 부르기 전,

대기실에서 보여준 그의 행동과 말은 독특하다 못해 괴상했습니다.


“저는 잘 못해요”

“나 여기 왜 있지?”

“저 좀 (집으로) 보내주시면 안돼요?”


엄살(?)을 떨며 부른 ‘허니’ 한 곡으로 저는 이승윤이라는 30호 가수에 푹 빠졌습니다.

평생에 단 한 번도 같은 노래를 반복해서 들은 적이 없던 제가

그의 노래를 찾아 무한 반복하며 들을 정도였습니다.


지난 월요일(2월 8일)에 싱어게인 최종회에서 이승윤은 경쟁자들을 뒤로하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는 파이널 무대의  마지막(톱6 중 6번째 순서)를 장식했는데요.

아재 세대의 ‘마지막은 조용필’이라는 짜여진 공식과 같은 모양새가 연출되었습니다.

싱어게인 네이버TV 화면캡처

그런데 왜 저는 그를 좋아하게 된 걸까요?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첫째로 제 아들도 음악을 하고 있어서 원래 음악에 관심이 많았을 수 있습니다.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싱어게인 외에 다른 음악 프로그램에도 관심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거든요.


둘째로 그의 아버지가 목사라는 이유도 있을 수 있습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제가 크리스천이다보니

목사의 아들이 우승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으니까요.

이것도 아니었습니다.

그가 목사의 아들이라는 소식을 들은 것은 그를 좋아하기 한참 뒤의 일이었습니다.


셋째로 이승윤이 부른 노래 자체가 좋아서라는 이유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이것도 분명 아닙니다.

그가 부른 총 다섯 곡의 노래 중에 제가 아는 노래는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정도 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노래들은 요즘(?) 노래들이라 아재 세대인 제가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궁금해하던 답을 심사위원장인 유희열 씨의 심사평을 통해 발견했습니다.


“결국 그 가수를 왜 좋아하나? 그 가수가 가진 매력 때문이다.”

JTBC 유튜브 채널 캡처

그랬습니다.

제가 30호 가수 이승윤을 좋아한 이유는 그가 가진 독특한 매력(魅力) 때문이었습니다.

그보다 노래를 잘하고, 얼굴도 잘생긴 가수는 많았지만,

이승윤이라는 사람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저를 그에게 빠져들게 했던 겁니다.


매력(魅力)

[명사]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

(네이버 어학사전)


이 사람을 사로잡아 끄는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표정, 몸짓 심지어 실수까지도 열광하는 저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순간, 직업병이 발동을 했습니다.


'사람도 매력이 있으면 이렇게 열광을 하는데, 고객이 열광하는 음식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식당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까지 도달한 겁니다.


남들과 똑 같은 것으로 남보다 잘 되길 바란다면 당신은 욕심쟁이.

매력부자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고정관념을 깼다는 거다.


월간식당 2019년 11월호 특집기사는 매력 식당의 경영자들을 분석했습니다.

싱어게인 30호 가수 이승윤에게서 보았던 날 것, 새로운 것과 같은

‘남다름’이 매력 식당의 특징이라고 월간식당은 말하고 있더군요.

여기서 ‘남다름’이라 함은 상식의 틀을 깨고 자신만의 ‘무엇’을 찾아냈다는 의미일텐데요.


첫째, 가격의 상식을 깨다

둘째, 콘셉트의 상식을 깨다

셋째, 메뉴의 상식을 깨다.

           

월간식당 2019년 11월호 캡처

월간식당에서 기존의 상식을 깨고 남다른 매력을 갖추기 위한 요소들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것만으로 결론을 말하기에는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가격과 콘셉트, 그리고 메뉴가 남다르다 할지라도 고객을 직접 대하는 것은

결국 음식점 경영자를 포함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직원과 경영자라는 '사람 자체'가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사람 자체의 몸짓, 눈짓, 표정, 말투, 대기자세가 고객에게 매력을 줄 수 있는지 돌아보기를 권합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는 타인의 부족한 점, 흠을 찾내기에 어려워하지 않습니다.

거의 전문가 수준입니다.


야구를 못해도 프로 야구 선수들의 단점은 쉽게 발견합니다.

노래는 못해도 전문 가수의 부족함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식당에 가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결점을 찾아내기도 합니다.


문제는 정작 나 자신은 정확하게 보질 못한다는 겁니다.

음식점 경영자라면 직접 고객이 되거나, 돈을 들여 사람을 고용해서라도

객관적으로 내 매장이 매력적인지 그렇지 않은지 돌아보기를 권유드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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