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임은 생각하는 것이다
생각하면 얻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지 못한다
<孟子>
생각하는 것은 하늘이 나에게 부여한 것이다.
<서애 유성룡>
고요한 뒤에야 능히 안정이 되며
안정된 뒤에야 능히 생각할 수 있고
깊이 생각한 후에야 능히 얻을 수 있다.
精而後能安
安而後能慮
慮而後能得
<大學>
'생각'은 사람이 살면서 정말 중요한 요소입니다.
사람에게만 주어진 축복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라고 말하는 것이겠지요.
예전에 비해 깊이 생각하며 살기 힘든 시대입니다.
모든 사람의 손에 들려 있는 스마트폰도 그 이유 중 하나일 겁니다.
스마트폰 화면으로 흘러 나오는 재미있고, 자극적인 이미지나 영상이
생각할 시간과 기회를 빼앗아 간다는 뜻입니다.
<유대인 최강 두뇌활용법>(테시마 유로, 나래북)이라는 책에는 아주 재미있는 사례가 등장합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 2001.1.30일자의 ‘교육을 묻다’라는 제목의 기사 내용이라는군요.
어느 대학 세미나 실에서의 일이다.
“유럽통합이란 무엇인가”라는 과제는 사전에서 찾아 해결했다.
하지만 “유럽통합은 구미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라고 하자 학생들은 우왕좌왕 했다.
“답은 어디에 실려 있나요?” 라고 한 학생이 질문했다.
질문을 받은 교수는 당황해했다.
요즘 세대가 얼마나 생각하는 것을 힘들어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외식업을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많은 생각을 해야 하는 게 외식업입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외식 시장은 어떻게 변화해 갈 것인지,
매장의 개선 사항은 무엇이며 어떻게 매출과 수익을 끌어올릴 것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짜내야 하는 것이 외식업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생각하지 않아야 하는 게 외식업이기도 합니다.
각자의 생각으로 메뉴를 만들거나, 고객을 응대하거나 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맛집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맛집이란 무엇일까요?
물론 음식이 맛있는 집이 맛집입니다.
오늘의 주제인 생각을 좀더 깊이 해보면 맛집은 '맛이 한결 같은 집'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갈 때마다 음식 맛이 다르거나, 중요한 고객을 데리고 갔는데
이전에 먹었던 맛이 아니라면 무척 당황스럽습니다.
간혹 어느 식당의 맛이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고객은 귀신같이(?) 알아 차립니다.
‘주방장이 바뀌었군’, ‘사장이 배가 불렀군’이라며 다시는 방문하지 않으려 합니다.
진정한 맛집이 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항상 같은 맛을 유지하고, 고객에게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각자의 생각을 멈추고 매뉴얼을 만들어야 합니다.
메뉴 레시피 매뉴얼, 청소 매뉴얼, 복장 매뉴얼, 인사 매뉴얼, 근무수칙 매뉴얼
고객 응대 매뉴얼, 직원간 예절 매뉴얼, 위생 매뉴얼, 시설 관리 매뉴얼 등등
이상에 언급한 매뉴얼들은 각자에게 부여된 생각대로 해서는 안됩니다.
마음의 소임이자, 하늘로부터 부여 받고, 많은 것을 능히 얻을 수 있는 생각을 멈추고
매뉴얼에 적힌대로 메뉴도,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어야 맛집이 될 확률이 높아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