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pisode1

xx은행 대출 승인 대상자 알림

by 이효진

‘xx은행 대출승인 알림’

고객님 대출심사 승인이 완료되었습니다.


출근길에 받은 문자가 반갑지 않다.

아침부터 울려대는 핸드폰 진동소리, 애인보다 부지런하고 권태 보다 살짝 설렌 마음에 얼른 잠금해제를 풀면 핸드폰에 스팸 문자가 떡하니 와있다.

“참 부지런하다”


언젠가부터 번호를 두들기고 메시지를 보내고 통화를 거는 일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원래도 먼저 연락하는 것에 대해 인색한 편이었지만 요즘은 더 그런 것 같다.


상대에게 애쓰는 마음만큼 돌아오지 않는 나의 기대가 상실감을 만든다. 모든 인간관계가 내 마음처럼 잘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건 당연한 사실인데, 점점 사람과 함께 하는 자리가 잦을수록 참을 수 없는 공허가 마음속에 자리 잡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요즘은 더 그런 것 같다. 나이가 먹을수록 자리 잡는 고집 혹은 변덕스러움에 나자빠져 스스로가 스스로를 피하거나 다른 사람이 다가와도 지레 겁먹고 도망을 친다.


살면서 자신의 주변에 백명의 사람보다 나 자신을 온전하게 대하는 단 한 사람, 인간이라면 누구나 바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잘 알면서 돌부리에 넘어지고 깨지고 반복하며 오늘도 사람에게 이해를 바란다. 더는 사람과 사랑을 믿지 않겠다는 우스운 변명을 하며.


‘사랑 은행 마음 승인 대상자 알림’



그림, Rosie McGuin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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