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사이에 꽃이 폈더라.
잠을 못 이뤄도 시간은 째깍째깍 잘만 흘러가고 반경 1킬로미터 주변으로 변하는 것들에 대하여.
일주일 전에 친척 장례를 치렀다. 그 근처에는 유난히 꽃과 나무가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노란색 옷을 입은 나무가 제일 눈에 띄었다. 장례식 이튿날에 다시 그 꽃을 보게 되었는데 꽃 이름은 산수유.
산수유의 꽃말은 ‘영원불변의 사랑.‘
봄에 피는 것들 중에 제일 먼저 꽃이 피는 나무다. 어쩌면 가장 있을 수 없다 생각하면서 가장 믿고 싶은 말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설마 하면서 믿어버린 거짓말처럼 그 순간만큼은 영원을 바랐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봄은 짧고 사계절 중 꽃이 제일 많이 핀다. 무엇인가 피어난다는 건 곧 사라진다는 의미이기도 하겠다. 한 번은 단순하게 좋고 싫음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매일을 순응하고 살아가기. 나의 맹렬했던 시절은 이제 지나가고 없다.
아침이면 피어나는 꽃 사이로 어렴풋이 흘려보내는 옛 기억과 청춘, 열정 그런 것들이 한자리에서 머물렀던 나를 벌떡 일어나게 한다. 간다, 떠나간다. 그리고 제각각 나름대로 움직인다. 버스를 지나치는 사람들과 그 외에 풍경들이 매우 고요하고도 부지런하게.
곧 4월이다. 지금쯤이면 장례식장 근처에 있었던 다른 꽃들도 피어났겠지. 이렇듯 불온한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