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이었다. 마침 연금복권 당첨 발표일이 생일이라서 혹시나 하는 마음이 일었다. 하지만, 별일 없었다. 그래서 실망한 마음이 올라왔다. 그럴 줄 알았어.
남편이 감기로 며칠 동안 누워있다. 남들에겐 그냥 감기이지만 그는 앓아누웠고, 그 상황이 그냥 너무 싫었고 힘들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행복한 생일을 보냈던 적이 없었던 거 같아, 기분이 별로였다.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눈물이 주르륵 나왔다. 아이에게 좀 더 잘해주고 싶은데 기운이 나지 않는다. 정말 변하지 않는 악몽 속에서도 만약 내가 얽매이지 않고 내가 해야 할 일을 그냥 묵묵히 해낼 수 있다면 나는 아마도 정말 어나덜 레벨의 인간이 될 수 있을텐데 말이다.
식은 커피에 분노할 필요 없고 내 존재가 지금 살아있는 사실이 얼마나 확률적으로 희박한 일인지를 인지하고 감사하라 by 나심 니콜라스
이 많은 일들에도 불구하고 내 삶을 조금이라도 긍정하고 내 할일을 묵묵히 잘 해 낼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아이에게 정말 좋은 엄마가 되어야겠다. 눈물이나 찔찔 짜는 나약한 인간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굴의 힘으로 일어나 내 아이에게 우주같이 넓은 그리고 백두산 같은 든든한 뒷배가 될 수 있는 강한 어머니가 되고 싶다.
이 모든 악재에도 불구하고 하늘에 제발 무엇을 달라고 애원하지 않고, 그냥 감사하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리고, 내 주변 사람을 위해 좀 더 많은 것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아마도... 나는 보살이 되겠지.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