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자연이 건네는 상서로운 위로
박수근 화가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갖고 있다. 따라서 내가 그리는 인간상은 단순하고 다채롭지 않다. 나는 그들의 가정에 있는 평범한 할아버지나 할머니 그리고 아이들의 이미지를 가장 즐겨 그린다. by 박수근
그 문장을 전시장에서 마주한 뒤, 나는 오래 곱씹었다.
예술에 대한 말이었지만, 동시에 삶에 대한 말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평범한 얼굴, 소박한 일상.
그 단순함조차 화가의 손에서 얼마나 따뜻하고 아름답게 빛났던가.
그걸 바라보며 생각했다.
나의 삶도, 이렇게 단순한 순간들로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
한 책에서 이런 문장을 읽은 적이 있다.
"하늘은 상서로운 기운을 좋아한다."
삶을 아름다움으로 채운 사람에게 복이 머문다는 말이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종종 미술관을 찾고, 자연을 느끼려 한다. 그 속에서 조금이나마 상서로운 기운을 내 안에 들이고 싶어서.
예술 앞에 서면, 마음은 조용히 달라진다.
도상봉의 개나리 그림이나 변관식의 산수화를 보고 있노라면 '아 예쁘다'라는 말이 절로 흘러나온다.
그건 격렬한 감동이 아니라, 잔잔히 스며드는 위로에 가깝다.
회색빛 일상에 색을 입히는 순간, 앙드레 브라질리에의 말처럼, 예술은 나로 하여금 삶과 아름다움을 다시 사랑하게 만든다.
자연 또한 그렇다.
나는 다행히 언덕 아래 작은 집에 산다. 매일 아침, 아침 햇살을 보며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건네고, 내 작은 공간에 찾아오는 야생 동물들을 만나며 자연의 노래를 이해하게 되었다. 봄이 오면, 내가 심은 꽃들이 피어날 테고, 그 꽃과 새순을 바라보며 설렘을 배운다. 산책길에서 들리는 바람 소리에, 작은 풀벌레 소리 하나에도 문득 마음이 맑아지는 순간이 온다. 그렇게 자연은 나를 천천히 치유하고 변화시킨다.
삶이란 결국, 예술가가 평범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듯 우리도 일상의 소소한 순간에서 설렘을 길어 올리는 일이 아닐까.
오늘도 나는 작은 아름다움을 찾아 전시장을 걷고, 자연 속을 거닌다.
소박하지만 간절한 바람 하나 -
아름다움과 설렘으로 가득한 삶을 살아가는 것. 그렇게 축복받은 날들을 만들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