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이해, Interest of Love
편히 잠들지 못한 어느 밤,
우연히 유튜브에서 **사랑의 이해**를 보게 되었다.
문가영과 유연석, 두 주인공은 너무도 아름다웠고
잔잔한 배경음악이 마음을 어루만졌다.
처음엔 제목을 '사랑을 이해(understand)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해(interest) -
사랑 속에 숨겨진 '이익'에 대한 이야기였다.
사랑이란, 예나 지금이나 참 어려운 것 같다.
요즘은 더더욱.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계급'속에서
내 급에 맞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공식.
심지어 SKY출신끼리의 결혼정보회사까지 등장했다니,
사는 게 점점 더 '계산'이 되어버린 시대다.
문득 예전에 읽었던 방구석 미술관 속
위대한 화가들의 아내들이 떠올랐다.
* 김환기의 곁을 지킨 김향안 여사
* 장욱진 화가의 아내 이순경 여사
* 김기창 화백과 그의 아내 박래현 화가
그들은 가난한 예술가의 곁에서 묵묵히,
그러면서도 위대한 예술을 함께 만들어낸 또 다른 예술가였다.
그중에서도
김향안 여사가 남긴 이 한마디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있다.
"사랑은 믿음이다.
믿는다는 것은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는 거다.
곧 지성이다."
나는 과연, 그런 사랑을 해왔던가
내 사랑에 믿음이 있었을까.
남편의 인격을 존중하며 살아왔을까.
'지성 있는 사랑'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글쎄.
연애 11년, 결혼 8년 차인 지금도
그 답을 잘 모르겠다.
가끔은 나도 모르게 계산기를 두드린다.
'내가 손해 보는 것 같다.'
'왜 나만 더 신경 써야 하지?"
억울함과 분별심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특히 명절을 앞두고,
남편이 우리 집엔 무심한 듯 보일 때면 더더욱.
'결혼 전엔 서로 건강검진서라도 교환했으면 덜 억울했을까?"
"집안 형편, 다 까놓고 따졌으면 좀 덜 미웠을까?"
그런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부모님은 늘 말씀하셨다.
"인연은 그렇게 따져서 되는 게 아니다.
인생은 네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 잘해라."
곱절을 살아오신 분들의 말씀이니,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래서 다시,
김향안 여사의 말을 떠올린다.
"사랑은 믿음이다.
믿는다는 것은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는 거다.
곧 지성이다."
명절 앞두고 살짝 욱하는 마음이 올라와도,
며칠 시댁에서 지내실 어머니를 생각하며 한숨이 나와도,
잠시 내 수판을 멈추기로 했다.
사랑이란, 어쩌면,
그렇게 계산을 멈추는 순간부터
비로소 시작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