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by step
학부모 총회를 갔다가 선생님으로부터 이런 말씀을 들었다. 아이들에게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말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말할까 하다 이런 문장을 생각해 내셨다고 하셨다. '어제보다 오늘이 나아지기'. 며칠 전 아이로부터 이 말을 듣고 나서 적잖이 놀랐다. '아마 내일은 오늘보다 더 좋아질 거야 엄마.' 아이가 아마도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어제보다 오늘이 나아지기라는 말을 듣고 이런 위로의 말을 건넨 거 같다. 별말 아니었지만, 아이의 이 말에 감동받았다. 그래 내일은 오늘보다 더 좋아질 거야.
사실 '어제보다 오늘이 나아지기'와 '내일은 오늘보다 더 좋아질 거야'라는 말은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진 문장이다. 전자는 어제보다 오늘이 나아지기 위해 더 노력한다는 자기 수행적 의미이고, 후자는 미래에 대한 낙관적 기대 혹은 희망을 함의한 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게는 그 두 문장이 같이 느껴졌다. 오늘 하루하루를 어제보다 좀 더 나아질 수 있는 변화를 주다 보면 아마도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아지지 않을까?
늦은 밤 아이가 곤히 잠든 모습을 보면 그날 아이에게 잘못했었던 일들이 머릿속에 맴돈다. 난 왜 이럴까? 난 왜 아이에게 짜증을 많이 냈을까? 그렇게 큰소리를 치고 아이의 자존감에 스크래치 주는 말들을 퍼부었을까? 내 인생은 왜 이모양인가? 뭐 이런 자책과 우울감이 밀려온다. 그러다 어제는 아이와 잠들기 전에 이렇게 이야기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괜찮을 거야. 그리고 넌 오늘, 어제보다 더 잘한 거 같아. 우리 서로 칭찬하자. 이렇게 말이다. step by step 항상 로또와 스피또에 기대를 걸고 있는 나이긴 하지만, 인생이 하루아침에 바뀔까? 물론 인생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 그렇치만, 하루아침에 좋아지기는 참 힘들기에 나는 우리 아이의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그 문장을 마음에 되새기기로 했다. 그래 어제보다 오늘이 나아지도록 하자.
두 번째, 경청. 사실 이 주제는 작년부터 내가 가지고 있었던 화두이긴 하다.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 매일 돌아보면, 내가 아이의 말을 얼마나 들어주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하랴? 살림하랴? 남편 걱정하고 기도하랴? 그 아이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지 못한 거 같은 후회가 생긴다. 너무 나에게만 매몰되지 말아야 하는데 생각은 하면서도 그 전환이 힘들다. 일단, 듣기만이라도 해봐야겠다. 아이에게도 회사에서도 그들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 하는 호기심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여유를, 배려심을 길러 봐야겠다.
누군가 삶을 살아가는 데는 많은 지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초등학교 시절에 배운 것만 잘 지켜도 훌륭한 인생을 살 수 있다고 했다. 기대하지 않고 참여했던 모임에서 뭔가 묵직한 걸 얻게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내 행동 변화!!! 관세음보살님께 제발 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도록 나에게 무한한 힘과 지혜를 달라고 기도드렸는데, 나 스스로 아이를 좀 더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내 마음의 영토와 힘을 키워야겠다. 그냥 딱 어제보다 나은 정도로만 딱 그만큼만이라도 말이다. 귀 기울여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