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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 불꽃 소예 Jul 04. 2023

힘, 빼자.

애쓰지 말고 나라는 에고에서 내려오기

얼마 전 모처럼 찜질방에 가서, 땀을 뺐다.

이 삼복더위에 아픈 사람들은 찜질방으로 다 모이는 것인가? 찜질방 고온방에서 여러 질환을 가지고 계신 어르신들을 만나게 되었다. 다들 찜질의 효능에 대해 한 말씀씩 하셨다. 남편도 이렇게 이글거리는 찜질방을 자주 다녀 아줌마들이 말하는 그 효과가 있으면 좋겠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글거리는 화로를 보며 내 마음속 번뇌도 같이 태워버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왜 번뇌가 생기나라는 물음이 생겼다. 흠... 글쎄, 아마도 그 번뇌는 불안과 이고(ego) 때문에 생기겠지. 땀을 쏵 빼고 나서 앉아 멍 때리다 보니, 그냥 삶도 이렇게 너무 힘주지 않고 살면 좋을 텐데. 물론 oo 해야겠다는 집념과 목표의식은 인생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킬 수도 있지만 너무 달리다 보니 차오르는 건 악밖에 없고, 높아진 나라는 장벽과 불안감 그리고 열등감만 남은 거 같다. 그래서 너무 지친다.


'에고라는 적'이라는 책을 찜질방에서 읽었다.  읽다 보니, 이 구절이 다가왔다.


"우리는 지극히 미미한 존재이며, 이 거대한 우주와 전체 과정의 작은 한 부분일 뿐이다."


이 우주 속의 정말 점보다 작은 존재일지도 모르는 내가 이토록 아득바득 살아가고 있다. 아이에게는 고레 고레 소리치고, 회사에서는 전전긍긍 내 치부가 들어날까 봐 불안해하며, 집에서는 누군가에게 사기 결혼 당한 거 같다고 손해 보고 있다는 생각을 품으며 왜 이렇게 내 인생은 이 모양인가, 이렇게 내 인생이 쪼그라질 것이 아닌데라는 아주 같잖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매사 화가 나고 짜증이 나고 신경질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그냥 내려놓자. 툭 힘을 풀자.


내가 잘났다는 생각, 남에게  어떻게 보여야 한다는 생각 혹은 불안감에서 벗어나는 것. Disease of Me 나라는 병에서 벗어난다면, 어쩌면 지금 가지고 있는 많은 번뇌들이 해결될지도 모른다. 자꾸만 남에게 나를 증명해 보이려고 하지 말고, 애쓰지 말며 살아보자. 어차피 세상은 점과 같은 나를 기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어떻게 보일까 평가받을가에 집중하지 말고 내 하루하루에 실체를 채워나가면 지금 품고 있는 많은 불안감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밖으로 향했던 에너지를 내면으로 계속 집중시킨다면 금강이라는 말처럼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하고 날카롭고 빛나는 지혜가 생겨나 내가 당면한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 믿어본다.


어쨌든 다 모르겠고 힘 빼고, 그냥 하루하루 그냥 사는 거다.

'나는 한포기 풀과 같은 존재입니다'. 어서 힘겹게 장착한 두꺼운 갑옷에서 내려와, 내 참모습을 겸허히 받아들여야겠다. 한포기 풀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무릇 있는 바 모든 현상은 다 허망하니, 만약 모든 현상이 진실상이 아닌 줄을 보면 곧 여래를 보느니라

- 금강경 사구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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