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따뜻한 정서이기를
나의 일상이 스며들어 아이의 아비투스를 만든다.
by 따뜻한 불꽃 소예 Nov 13. 2023
주말은 정말 즐거운 시간이다. 워킹맘에게 있어 시간은 항상 촉박하기에 주말에만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특히 아이의 병원진료, 미용실 등등 집안의 어드민적 역할은 항상 주말에만 가능하다. 다소 귀찮고 힘들 때도 있지만, 아이와 함께 집 밖으로 나가 경험하는 모든 일이 참으로 재미있고 동시에 좋은 교육의 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내가 타인을 대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 역시, 삶의 아비투스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에 아이와 나갈 때면 특히나 내 행동, 언어에 신경을 쓴다.
나는 내 아이가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여유 있는 사람 그리고 새로운 것에 개방적인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1. 따뜻한 미소, 배려 있는 말투
나는 내가 자주 다니는 카페 사장님들에게 항상 진심을 담은 감사 인사와 따뜻한 미소를 지으려고 한다. 아이와 같이 방문하는 카페, 미용실, 분식점과 같은 상점에서 항상 최선의 에티켓으로 그분들에게 향이 좋은 커피, 멋진 헤어스타일 그리고 맛있는 떡볶이와 튀김을 주신 것에 감사하다고 생각하며 매너 있는 태도를 가지려고 한다. 내가 일상에서 만나는 타인에 대해 조금 더 배려 있고 따뜻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면, 아마 우리 아이 역시 이 세상을 좀 더 긍정적인 태도로 대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2. 여유 있는 태도
다이소나 산책길과 같이 사람이 많고 붐비는 곳에서는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협소한 공간에서는 타인이 먼저 올라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기다린다. 그리고, 개를 데리고 나가 산책을 할 때에도 무조건 타인이 먼저 지나가도록 멈춰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타인을 향해 배려해 기다릴 줄 아는 여유 있는 자세를 가지는 것은 우리가 세상에 내어 놓을 수 있는 작은 감사의 표현 그리고 나 스스로를 뿌듯해 할 수 있는 자존감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주말에 아이가 좁은 통로에서 타인을 기다릴 줄 아는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준 뒤 스스로 뿌듯해하는 모습을 지켜보았을 때 나는 이 아이가 정말 잘 자라고 있구나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이런 작은 행동들이 모여 우리 아이는 아마도 조금 더 여유 있고 배려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 개방적인 태도
나는 주말이 되면 항상 새로운 것을 보여주려고 나름 노력하고 있다. 박물관도 가보고 이국적인 식당들, 외국인들이 많이 가는 재래시장 등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활동들을 시도하려고 한다. 태국 음식/ 인도음식 등등 아이에게 이 세상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세상 이외에 너무도 다양하고 새로운 것들이 많다는 것을 끊임없이 일깨워 주려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접하는 새로운 문화는 그 자체로 받아들이며 절대 그 우위를 분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은 동등하여 존중받아 마땅하며 우린 더욱더 새롭고 나와 다른 것에 열려 있어야만 이 세상을 좀 더 유연하고 풍요롭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브런치 작가의 말대로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살아가는 이 일상 이 외의 다른 방법으로는 우리가 정말 누구인지를 진정성 있게 드러낼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하는 말, 행동, 가치관은 필연적으로 아이와 함께 하는 일상에 스며들어, 이 아이가 앞으로 삶과 타인을 대하는 태도,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런 것을 아비투스라고 말한다고 한다. 내가 아이에게 큰 유산을 물려줄 수는 없지만, 부디 내 일상이 아이에게 아름다운 정서로 그리고 세상은 여유 있고 따뜻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줄 수 있게 되면 좋겠다. 그 아이의 성적표와 사회적 성취는 내 힘만으로는 만들어 나갈 순 없지만, 최소한 타인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은 더 긍정적이며 따뜻하길 그리고 좀 더 개방적이고 여유로운 태도로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내 삶, 내 일상으로서 가르쳐주고 싶다. 그래서 하는 말이지만, 나는 앞으로 내 입을 좀 단속해야 할 듯하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남편과 통화하면서 욕으로 풀어나갔는데 아이가 그 모습을 지적했을 때 정말 아찔했다. 휴우 참회합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