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검진결과가 나왔다. 그다지 좋은 결과는 아니다. 이번에는 나도 좀 정신적 타격이 있었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마음속으로는 그래 그 무엇이 오든 내가 다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속상하고 슬펐다. 하지만 내가 우리 집 선두이기에 절대 좌절하거나 슬퍼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된다.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너무 두렵고 무서웠지만, 입술을 꽉 깨물고는 'Keep calm and carry on'이라는 말처럼 차분히 또 앞으로 나간다.
오프라 윈프리의 '언제나 길은 있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운명적으로 이 책을 봤다고 해야 할까? 아이를 도서관에 데려다준 길에 보게 된 책이었다. 이 우주가 내게 용기를 주기 위해서 이 책을 내게 보여준 것인지 아니면 내 영혼이 찾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나는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용기를 얻었다. 책에서 우리의 영혼은 고통을 통해 확장된다고 말한다. 삶이 나에게 분명 좋은 걸 줄 거란 믿음을 가지고 나아가다 보면 새로운 길이 열린다고 말한다.
"요는 그들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이 실은 그들이 예정된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수단이란 거예요. 그 어떤 일도 이유 없이 제 멋대로 일어나진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가 시험에 들 때, 모든 게 길을 잃은 것 같을 때, 나는 조언합니다. 멈추고, 고요 속에서 귀를 기울이라고요, 그러면 가슴이 올바른 다른 단계를 알려줄 거라고요. 그걸 알아내면, 주위를 돌아본 뒤 스스로에게 물어보라고 해요. "이 공백 속에 누가 나와 함께 서 있는가?"
그래서 나도 멈추고 고요 속에 서 있어 봤다. 아직 내 가슴은 내게 어떤 목소리가 들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는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만들 테니 말이다. 남편이 내게 우리가 정신승리하는 걸까라고 물었다. 음... 아니야, 분명 우리 삶은 우리에게 지금보다 더 나은 걸 줄 거야.라고 말해줬다.
Keep Calm and Carry On
비단 이런 불편한 상황이 나에게만 발생하랴? 이 생을 사는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고민과 힘듦이 있을 것이다. 그렇치만 다들 차분히 마음을 가다듬고 하루하루를 또 나아가고 있지 않은가. 디펙초프라의 책에서처럼 농부가 씨를 뿌리고 내버려 두듯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내버려 두고, 때를 기다리다 보면 자연 발생적으로 아름다운 꽃도 피고 무성한 나무가 되는 그런 날이 올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이런 고통들을 다 흡수하다 보면 아마도 더 이상 흡수해야 할 고통이 남아 있지 않으니 우리 인생의 후반부는 지금보다 더 수월할 것이다. 나는 분명 그런 기운을 느낀다. 누군가 정신승리라고 말할지라도 지금의 내 자세가 내 앞날을 결정할 것이라고, 그러니 우리 어제까지만 울고 오늘부터는 다시 파이팅 하자. 지금 우리의 노력은 분명 우리에게 좋은 것을 가져다줄 것이다. 그러니 잠시 넘어졌다고 해도 다시 일어나 길을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