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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불꽃 소예
Feb 16. 2024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에서
주위 사람들에게서 하나씩 장점을 발견해 보는 데까지
아침에 아이가 밥을 먹지 않아 잔소리를 쏟아냈다. 밥을 먹지 않으면 키가 크지 않고 체력이 약해지고 어쩌고 저쩌고 이렇게 일장 연설을 했더니, 아이는 대뜸 제발 아침부터 그런 기분 나쁜 소리를 하지 말라고 대꾸했다. 아차 했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말해주었다. 나도 참 우리 엄마를 많이 닮았구나. 나의 어머니는 잔소리가 심하고 부정편향적 성향이라 걱정이 많고 항상 극단적 시나리오를 많이 말하는 타입이다. 그런데 나 역시 아이에게 똑같이 하고 있는 게 아닌가? 긍정적으로 말하기보다 부정 편향의 시나리오를 아이에게 또 심어주고 있는 거다.
내 삶에 부침이 많았던 것도 어쩌면 내가 모든 상황을 부정적 프레임에서 바라봤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삶이라는 객관적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그 시점의 유불리로 판단하고, 불리하다고 생각이 되면, 지나치게 부족하고 부정적이다고 여겨지는 부분에 치중해 버렸기에 그 시절이 주는 삶의 긍정성을 놓쳐버렸을 것이다. 그래서 더 지치고 부침이 많았던 거 같다.
주변 사람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다. 주변 사람들의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기보다는 부족하고 서운한 점만 부각해서 바라봤던 거 같다. 그래서 그들에 대한 감사함보다는 원망과 미움의 마음이 더 컸기에 스스로 인복이 없다고 여겼는지도 모르겠다. 그래 그렇게 편협하고 부족한 나를 반성한다.
봄
우리 집 화단에 튤립과 수선화가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아마도 4월이면 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낼 것이다. 주택이라 춥다고 난리 부렸지만, 주택이 아니면 이렇게 4계절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봄에 새들이 더 시끄럽게 지저 기며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도 몰랐을 것 같다. 괜스레 새로워지고 싶어 진다. 봄이 되니 말이다.
새 봄을 맞이해서, 나는 앞으로 하루에 하나씩 내 삶의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점들을 찾아내기로 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내가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좋은 면을 하나씩 찾아내기로 하겠다.
나같이 부정편향의 사람도 이렇게 연습을 한 번씩 하다 보면 어쩌면 언젠가는 일상에서 내가 마주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아름다움과 그 선의를 발견할 수 있는 그런 심미안을 가질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렇게 하다 보면 내 마음에도 봄꽃처럼 아름다움이 들어오리라 그래서 결국에는 이 우주가 주는 선물을 진정으로 알아차리고 즐길 수 있으리라 믿는다.
마침 주말이 되었으니, 우리 집 마당에 백합구근을 심어야겠다. 정말 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