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이 아픔을 알아볼 때
회사 근처에는 늘 길고양이들이 어슬렁거린다. 몇 해 전, 나는 그들에게 밥을 내어준 적이 있다. 차가운 겨울, 작은 새끼 고양이가 떨고 있는 모습을 차마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의 나는 생명에 대한 연민으로 시작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내 마음속에는 또 다른 바람이 있었다. 누군가 나의 삶에도 잠시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주면 좋겠다는, 그런 소망 말이다. 그 뒤로도 지금처럼 무더운 폭염이 끝난 후나, 혹한이 지나가고 나면 한 번씩 그들에게 작은 선물을 했다. 삶에 치여 몸부림치는 나처럼, 그 녀석들도 야생에서 살아남았음을 축하해 주고 싶었다.
얼마 전, 비슷한 장면을 목격했다. 뜨거운 땡볕 아래,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던 아가씨가 고양이에게 먹이를 건네고 있었다. 땀에 젖은 얼굴이었지만, 그녀의 표정은 참 온화하고 아름다웠다. 나는 문득 그녀가 고양이에게 내어준 그 작은 곁은, 어쩌면 그녀가 삶으로부터 받고 싶은 배려이기도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일은 늘 논란이 따른다. 누군가에겐 선의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불편일 수 있다. 나 또한 그 양면을 잘 알고 있기에 함부로 옹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가씨의 손길을 보며 나는 한 가지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진정 아파본 사람만이 다른 아픔을 알아본다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은 결국 다른 존재에게 전해진다는 것이다.
고양이는 그저 하루를 버티기 위해 음식을 받아먹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순간, 고양이와 아가씨, 나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공기가 흘렀다. 그것은 '살아남기 위해 서로가 서로의 숨구멍이 되어주는 일'이었다.
누군가에게 잠시 곁을 내어준다는 건, 우리 마음속 가장 깊은 곳의 바람을 삶에 비쳐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