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을 위한 작은 의식들: 겨울잠을 자는 동물처럼

나를 돌보는 시간들 - 다시 나와 만나는 과정

by 따뜻한 불꽃 소예

최근 몇 년간 만사가 귀찮아졌다. 만성피로증후군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의욕이 바닥났다. 무엇을 해도 지치고, 모든 것이 버겁다. 아마도 이건 우리 몸이 그 주인에게 보내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STOP. 그리고 나를 돌봐줘."


특히 작년 말부터 나는 사라지고, 나를 대신해 아내, 엄마, 며느리, 딸, 가장이 되어 분주히 움직였다. 그렇게 온 힘을 다해 달리다 보니 허리는 아프고, 마음은 녹초가 되었다. 마치 넉다운된 선수처럼 바닥에 쓰러진 채, 일어날 힘조차 없는 느낌이었다.


그 순간, 문득 나를 돌보지 않고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르시시스트가 된 것은 아니지만, 나는 나 자신을 좀 더 사랑해주고 싶어졌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다.


"고생했어. 정말 고생했어. 그리고 미안해."


이 말을 하고 나니 마음 한켠이 조금은 풀리는 것 같았다. 기분이 좋아지는 보습제도 하나 사서 나에게 선물했다. 손에 듬뿍 덜어 바를 때마다, 나는 내게 속삭인다. "괜찮아. 이제부터는 나를 돌볼 거야." 이제부터는 나를 위한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내가 나를 돌볼수 있을 때, 비로소 나는 타인을 더 깊이 껴안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 안에 사랑이 없다면, 누군가를 사랑할 힘도 생기지 않으니까.


겨울잠을 자는 개구리, 두꺼비, 뱀처럼 나도 내 안으로 들어가 나를 감싸주고 싶다. 올겨울은 내 안의 나에게 **"수고했어."**라고 말하며, 잠시 멈춰보려 한다. 그래야 다시 일어설 힘이 생길 테니까.


내가 기분이 좋아지는 작은 의식들

겨울잠을 자는 준비하는 동물들이 자신을 따뜻하게 감싸고 몸을 지키듯, 나도 나를 보호해줄 작은 의식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 순간들이 쌓이고 쌓여 나를 다시 채워주었고, 나는 그렇게 조금씩 다시 나를 사랑할 힘을 얻었다.


1. 아침 일찍 일어나, 절에 가서 기도드리는 시간

2. 산길을 걷고, 그 속에서 나와 마주하는 명상

3. 좋은 전시회를 관람하며 감동받기 (별10개)

4. 좋은 책을 읽고, 그 문장을 필사하며 내 안에 새기기

5. cozy 한 공간에서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쉬기

6. 영양가 있는 음식을 내 손으로 만들어 먹기

7. 작은 식물과 대지의 숨결을 느끼며 가드닝하기

8. 사랑하는 가족과 진심을 나누는 통화

9. 짧은 여행을 통해 낯선 공기와 마주하기

10. 요가나 우리 동네 산책길에서 몸과 마음을 이완하기

11. 흙내음이나 시트러스 향을 맡으며 나를 위로하기

12. 예쁜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서서 나를 바라보기


"자기 자신을 돌볼 수 있을 때, 비로소 타인을 깊이 껴안을 수 있다."
- 소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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