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작은 기쁨 찾기

나를 새롭게 채우는 시간들 - 회복과 재발견의 여정

by 따뜻한 불꽃 소예


땡볕이 내리쬐던 여름은 이제 지나갔다. 청명한 하늘을 보니 그동안 나는 얼마나 이 계절들을 즐겨왔는지, 아이에게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고 신나는 곳인지 알려주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지난 7년간 우리 가족은 쉼 없이 달려왔다. 처음에는 돈을 번다고, 지금은 남편의 투병으로 그저 살아내는 데 급급했다. 캠핑 한 번 가보지 못했고, 여행 한번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어느새 아이는 자라고 있는데, 나는 그에게 삶의 즐거움을 얼마나 보여주었을까.


최근 들어 나는 아이에게 삶이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걸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로 내가 하는 일은 내 건강을 챙기는 것이다. 내가 건강해야만 우리 가족을 돌볼 수 있고, 아이와 함께 나들이도 갈 수 있다. 운동과 영양제, 건강식품 섭취는 이제 나의 일상이 되었다.


두 번째로는 한 달에 한 번씩 작은 이벤트를 만드는 것이다. 이제 곧 할로윈이 다가온다. 아이를 데리고 할로윈 파티가 열리는 놀이동산에 가기로 했다. 어린이 뮤지컬 티켓도 예약했다. 아이에게 ‘삶은 인내해야만 하는 것’으로 남게 하고 싶지 않다. 물론 여전히 나를 짓누르는 일들은 여전하다. 은행 이자를 갚아야 하고, 남편은 여전히 통증으로 잠 못 드는 밤이 많다. 요즘 언론에서 흔히 말하는 ‘영끌러’가 바로 나다. 남편의 암은 아직 뚜렷이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우리 가족이 일상을 살아가야 한다고 다짐했다.


여전히 내 일상은 여유롭지 않다. 어제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들은 말이 나를 일깨웠다. “사람은 누구나 인생에 고통을 겪게 된다. 하지만, 그건 우리 모두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고, 언제까지나 불행만 지속되리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 분명히 좋은 날이 올 거야. 용기를 갖고 살아야 해.” 그 말이 내게 울림이 되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한 문장. 『숨결이 바람이 될 때까지』에서 읽었던 그 구절, "I can’t go on. I’ll go on." 갈 수 없을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아가는 것. 그건 어쩌면 내게 남겨진 숙제이자, 내 아이에게 보여주어야 할 삶의 태도인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인생에 고통을 겪게 된다. 하지만, 그건 우리 모두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고, 언제까지나 불행만 지속되리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 분명히 좋은 날이 올 거야. 용기를 갖고 살아야 해.”


그래. 맞다. 누구에게나 힘든 시절은 있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 하루를 잘 살아내기로 했다. 내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작은 기쁨들을 발견하고, 그것을 아이와 함께 나누는 것이다. 세상에는 이렇게도 많은 아름다움과 즐거움이 있다는 걸 내 아이에게 꼭 알려주고 싶다. 그게 내게 주어진 사명이라 생각하며, 나는 오늘도 진중하게, 그러나 신나게 살아갈 것이다.


다가올 계절이 기다려진다. 아이가 좋아하는 ‘신비 아파트’ 뮤지컬도 보고, 롯데월드에서 할로윈 파티도 보고, 내가 사랑하는 부산 남포동에서 귀신의 집도 가고, 겨울이 오면 크리스마스트리 축제와 썰매장에도 갈 예정이다.


삶은 때로는 달콤 쌉쌀한 초콜릿 같은 것. 아프지만, 그래도 살아볼 만하게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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