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을 땐

산책을 하며 나쁜 기운을 털고 가자

by 따뜻한 불꽃 소예

어제 회사에서 언짢은 일이 있었다. 그래서 집에 들어가기 전 집 근처 또랑 산책에 나섰다. 산책을 하다 보니, 초여름의 길목으로 들어선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장마가 온다고 해서인지 공기 중에 습도가 점점 더 차올라 가는 듯하기도 하고, 그 덕분에 풀내음은 더욱더 강해지는 듯한 기분... 무튼 걸으면서 이리저리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내 마음에 생긴 다크한 기운을 빼낼 수 있었다. 그리고 회사에서의 일을 생각하며, 그때 그렇게 말해야 했을까?라는 반성도 해봤다..


나에게 산책은 정화의 역할을 한다. 만약 아까 그 기분으로 집에 들어갔다면 나는 필시 남편과 싸웠을 거다. '너 때문에 내가 고생하고 있다'라고 하며 엉뚱 소리로 화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산책을 하면서 풀내음, 또랑의 시원한 물소리, 여름에 피는 아름다운 야생화들을 보니, 그런 원망도 아까 회사에서 나를 열받게 했던 그X도 그냥 뭐 다 흘려보내게 되었다. 내 감정의 여과기 같은 역할을 하는 듯했다. 누구에게나 이런 감정의 여과기, 정화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그것이 바로 이 산책이다.


일전에 유튜브에서 외부에서 안 좋은 일을 겪었을 때, 부디 그 기운을 다 털고 집으로 들어가라는 내용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집으로 이사 온 뒤 반드시 그것을 실천해 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이렇게 힘들게 좋은 곳에 이사 와서 내가 외부로부터 얻은 다크한 기운을 집으로 가져가 같이 사는 사람들의 기분까지 나쁘게 하면, 내가 겪었던 나쁜 일은 나한테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 가족의 건강과 기분을 망치는 더 큰일이 되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정말이지 내가 가장이기 때문에 화가 난적은 없다. 오히려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다만, 모든 직장인들이 그러하겠지만 그냥 운수 더러운 날이 있을 뿐이다~. 그럴 때면 이렇게 산책을 하면서 그날의 드러웠던 일진을 털어내고, 이 동네의 아름다움으로 내 맘을 채우고 집으로 들어간다. 총총총 집에 들어가서 밥이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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