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견과 선입견에 미혹되지 말자.
시골 마을에 살다 보면 이런저런 일로 이웃과 소통해야 할 일이 잦다. 그 소통 앞에서 내가 가장 쉽게 빠지는 실수는 바로 섣부른 선입견과 편견이다. 우리 동네에 약간 심술궂게 생긴 할아버지가 한 분 계신다. 그의 표정은 항상 약간 못마땅한 느낌을 풍긴다. 그래서인지 남편도 그분을 조금 부담스러워했다.
어느 날 동네 입구에 도로가 파손된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제일 먼저 민원을 넣고 군청에 수십 번을 찾아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노인이 찾아가 말을 해서인지 영 민원처리속도가 시원치 않차 우리 집에 SOS를 청했다. 남편은 그다지 반갑지 않았지만, 같이 가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무원에게 상황을 설명해주고 했다. 사실 그 할아버지는 나쁜 분은 아니고 어느 정도 공동체 의식이 있으신 분이었다. 동네 거리가 더러우면 제일 먼저 빗자루를 들고 나와 치우시고 이렇게 민원도 적극적으로 넣으시는 행동대장이다. 어디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나... 어쨌든, 그 민원이 처리되면 우리 모두 혜택을 입게 된다. 실제 처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무튼, 우리는 이번 일을 통해서 타인을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점, 특히나, 그 사람이 가진 인상이나, 몇몇 사람이 말한 말 몇 마디로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배웠다. 그분에게 박한 평가를 내린 커피숍 사장은 실은 그 할아버지랑 주차문제로 싸우고 멀쩡한 경사로에 위험하게 돌을 박아 자기네 가게와의 할아버지 땅 경계를 만드신 위인이었다. (경사로에 돌이 박혀서 얼마나 위험한지 ㅠㅠ) 그래서, 사람들 말은 끝까지 그리고 쌍방 다 들어봐야 전체 그림을 알 수 있는 법이다.
남편이 최근 불교 경전 '부모은중경' 사경을 끝냈다. 그가 한 권의 경전 사경을 끝낸 후 결국에는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나에게 고백했다. 평생 아버지를 원망하고 미워했지만, 그의 지난 인생을 돌이켜보니 아버지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background가 있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고백을 통해 나는 비단 부모 자식 관계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삶을 살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인연들에 대해 갖게 되는 섣부른 판단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복잡하고 바쁜 세상을 살다보면, 빨리 빨리 판단하려고 하다. 누가 나쁘고 누가 착하고에 대한 판단을 매우 단순하고 아주 짧은 순간 혹은 누군가의 말 몇마디로 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섣부른 나의 판단과 선입견은 내가 살아갈 인생을 좁디 좁고 억울하게만 만들뿐이다. 어쩌면 그 순간 내 눈살을 찟푸리게 하는 행동을 하는 그들 역시 그 나름의 이유/background가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니, 좀 더 여유를 가지려고 하고, 섣불리 나의 편협한 선입견에 미혹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