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인도기차의 시간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과 다른 인도 기차 시간

by 이재구


기차의 정시성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인도의 시간에 대해 말했듯이, 기차 역시 인도의 시간에 따라 기차가 움직인다. 즉, 인도 기차는 정시성은 찾아 볼수 없으며 지금 기차가 내 기차인지 아닌지 알기 어렵다. 어려운 글자들과 알 수 없는 언어들 사이에서 간간이 들리는 인도의 영어를 통해 눈치껏 탑승하는 기차가 내 기차이길 운명에 걸어야 한다.


기차를 타고 내 자리를 찾아 앉았다면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내가 타야 하는 기차를 탔더라도 지금 서는 역이, 내가 내려야 하는 역이 맞는지 아닌지 생각해야한다. 다행이라면 기본 반나절 이상 걸리는 인도의 크기가 고민의 시간을 몇 시간 정도 유예시켜준다는 것이다. 기본 20시간이 넘는 이동은 대한민국을 벗어나 본 적이 없는 나에게 또 다른 낯선 것 이었다.



인도의 기차는 "가장 싼 기차, 에어컨이 없는 기차, 에어컨이 있는 기차" 크게 3가지 정도로 나뉜다. 내가 만난 인도 첫 기차는 에어컨이 없는 침대 기차였다. 파란 페인트칠이 군데군데 벗겨진 기차에 올라타니 온통 파란 인도의 기차 칸이 나타났다. 일층부터 삼층까지 침대가 각각 놓여 있었지만 일층침대는 공원의 벤치마냥 모든 사람들의 좌석 역할을 한다.


기차 역시 인도 특유의 분위기가 묻어있다. 호객꾼들과 무임승차자들 그리고 여행자, 순례자 등 정신없는 시끄러움이 기차안 분위기를 구성한다. 옆사람, 지나가는 사람, 지나가던 사람 등 수 많은 사람들과 정신없이 인사를 나누고 나면 가방을 기둥에 묶어 내 가방을 지켜내야한다. 그리고 해가 떠있고, 삼층 좌석을 구매 한 것이 아니라면 20시간이 넘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앉아서 잠에 들어야 한다.


잠에서 깨어나면 정신없는 혼란함에 취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창 밖으로 보이는 또 다른 여행이 시작된다. 철로에 사는 사는 사람들과 무너진 담벼락을 대문 삼아 사는 가족, 기차가 잠시 느려질 때마다 무임승차를 시도하는 사람 등 내 머리 밖의 일들이 일상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가도 가도 더 달릴 수 있는 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다 보면 밤이 찾아온다. 각자 자리에 가방을 묶고, 묶은 가방을 다시한번 자물쇠로 채우고 잠이 든다. 그리고 서너 시간쯤 지나면 이제 막 여행을 시작한 여행자들의 *물갈이가 시작되고 화장실 칸은 여행자들의 또 다른 좌석으로 변한다. 더 이상 쏟아 낼것이 없을 때 즉 몸이 가장 지쳐서 모든 것을 포기 하고 싶을 때 잠에 든다.



*물갈이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978392&cid=42859&categoryId=42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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