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3 to Taipei] 가져갈 책을 정했다

여행 때 가져갈 책

by 이지현


여행할 땐 평소 잘 읽히지 않던 책을 가져가는 것을 좋아한다. 비행기 안이나 기차 안, 버스 안 지루한 시간에는 읽히지 않던 책도 술술 읽히게 마련이라.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이 가능한 시대라지만 무료한 시간에 한 장 한 장 책을 넘기는 재미는 느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공항에서 남는 시간에 아무 곳에나 퍼질러 앉아 책을 펼쳐 들면 그곳에서 또 하나의 세계가 열린다.


이번 여행엔 오래전 사두고 책장에만 꽂혀있던 생텍쥐페리의 <인간의 대지·남방 우편기>를 가져가기로 했다. 한 권으론 아쉬워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도 챙기기로 한다.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로 유명한 작가지만, 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대지>를 그의 수작으로 꼽는다. 나도 어느 책 블로거의 추천글을 보고 몇 년 전 사놓은 책인데 몇 번이나 읽으려 시도했지만 몇 쪽 읽고 덮어두었다. 그런 책이 한 두 권이 아니다.


읽지 못한 책이 책장에 꽂혀있는 것을 보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언젠가는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며 내가 미뤄둔 일의 결과들이기 때문이다.


조금씩이라도 미뤄둔 일을 마주해 봐야지.


기쁜 마음으로 배낭에 책을 넣는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