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6 to Taipei] 일기예보
요즘 매일 일기예보를 검색한다.
다음 주 화요일의 날씨 때문이다. 한국은 흐림, 대만은 흐린 뒤 갬. 내가 가려는 타이중 날씨는 화요일 이후로 내내 비 예보가 있었다. 비가 와도 나쁘지 않지만 타이중에는 가보고 싶은 공원이 많아서 꼭 책과 노트북을 들고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기에 조금 아쉬웠다. 그런데 예보가 매일 바뀌어서 진짜 날씨는 가봐야 알 듯하다. 어제까지만 해도 타이중에 머무르는 동안 내내 비를 보겠거니 했는데, 방금 날씨를 확인해 보니 비 예보가 없어진 날도 있다.
일기를 측정하는 컴퓨터나 각종 장치들은 분명 전에 보다 성능이 뛰어날 것인데 오히려 예측이 맞는 경우는 과거보다 더 떨어지는 듯하다. 당장 내일의 날씨도 잘 맞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온갖 장비를 갖추고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일기도 이럴진대, 인생은 오죽할까.
측정이 되지 않는다는 것. 그 불확실성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만약 누군가의 인생이 하루하루 예보가 가능하다면, 내일의 일을 미리 걱정하고 있지는 않을까? 내일의 일을 미리 기대하고 있지는 않을까? 어찌 됐든 현재는 미래를 기다리기 위해서 쓰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일을 알 수 없다는 것은 축복이다. 하지만 출구가 보이지 않는 깜깜한 터널을 지나는 순간들이 있다. 출구를 찾지 못해 영원히 터널 속에 갇혀 있을 것만 같은 그런 때. 그럴 때 누군가 출구가 어디쯤인지 알려줄 수만 있다면, 그렇다면 그 사람은 출구가 아무리 멀어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걸어갈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 알 수 없음에 항복하고 만다. 인간에게 희망이 없어진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불확실성은 저주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정답은 각자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축복으로 받아들인다면 축복이 될 것이고, 저주로 받아들인다면 저주가 될 것이다. 단지 그 선택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그 외는 내 소관이 아니다. 나는 기도문 하나를 떠올린다.
평온을 비는 기도
하나님,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평온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는 용기를
또한 그 차이를 구별하는 지혜를 주옵소서.
ㅡ라인홀드 니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