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to Taipei] 하루 전
무언가를 오래 기대하다 보면 막상 닥쳐서는 실감이 잘 안나는 경우가 많다. 오늘이 그러하다. 어제는 빨리 가고 싶다는 마음이었는데, 오늘은 '내일 가네' 정도의 마음이다. 사람 마음이 이렇게 요상하다.
월요일인데 퇴사했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 가야 하는데, 같은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냥 어제와 같은 오늘. 내가 회사를 다닌 적이 있었나? 싶은 자연스러움에 스스로도 놀랐다. 평소 하던 루틴대로 하다 보니 시간이 어느새 글 발행 마감 시간에 가까워오고 있었다. 아. 이상하게 오늘 아침엔 알람도 없이 새벽 6시에 눈이 떠졌다. 평소엔 알람을 몇 개를 맞춰 놓아도 듣지 못하거나 꺼버리기 일쑤였는데 눈이 말똥말똥해져서 잠시 폰을 하다 다시 잤다.
새벽 6시에 눈을 뜬 이유. 아마 그건 이제 모든 시간이 '내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모두 나의 소유다. 그러다 보니 그 시간이 아까워서 눈이 떠진 듯하다. 출근 때는 출근 준비를 위해 쓰이는 시간이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온전한 내 시간이 되었으니까.
내일도 아침 일찍 눈이 떠지려나. 눈꺼풀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