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대로 살 수 있을까
꽤 최근까지도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흘러가는 대로 살 수 있을 거라 믿었는데, 현실은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것도 안된다는 것이다.
얕은 시냇물에 앉아 물에 떠 밀려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고작 시냇물이 내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분명 아무것도 안 해도 떠 밀려갈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나를 세차게 밀어주다가 내가 무게가 늘어날 수 록 점차 느려졌고 그러다 어느 순간 멈춰버렸다.
우습지만 난 그것도 모른 채 계속 그 자리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이제는 깨달았다. “아 이게 어른의 무게이구나”
하다못해 새들도 날갯짓을 안 하면 하늘에서 떨어지는데, 난 왜 유유자적 구름 위에 누워 같이 흘러가길 바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