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기의 빛, 글쓰기
자의든 타의든 내가 살아온 대부분의 삶은 아침과는 아득하게 거리가 멀었다. 중학교 때는 밤늦게까지 학원에 머물러 있었고, 고등학교 때는 밤 11시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했다. 대학교에 들어와서는 수많은 과제들에 파묻혀 밤을 새는 일도 잦았다. 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나는 전공 과제 하나를 해치우기 위해서 4시간에서 6시간을 종일 재봉틀 앞에 앉아있어야 했다. 과제들은 주로 학교를 마치고 시작되어 오후부터 저녁, 또는 새벽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과제를 하느라 한숨도 자지 못하고 9시 수업에 들어갔던 날이 생생히 기억난다. 몽롱한 시야와 둔한 몸의 감각이 나를 괴롭게 했다. 이렇게 무한 반복되는 과제의 늪에서 몇 년을 버티다가, 마지막 4학년을 앞둔 겨울방학 끝무렵이었다. 더 이상 학교에서 과제만 하며 버티는 삶은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연유로 나는 등록금을 내지 않는 '꼼수'를 써서 다음 학기에는 제적이 되기에 이르렀다. 최악을 피하고자 차악을 선택한 나에게 주어진 것은 단지 밤낮 없는 하루하루의 반복이었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될 때까지 밤 잠 이루지 못하는 날들이 지속되었다. 새벽 3시나 되어야 억지로 잠에 들 수 있었고, 이른 오후에 느적느적 일어나 하루를 맞이했다. 나의 일상을 이루는 기반이 부서졌던 때다. 나는 이제 학생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직업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종일을 침대 위에서만 지내는 백수에 불과했다. 아무 일상과 기반이 없는 하루가 모여 한 달이 되었고, 두 달이 되었다. 찬란한 청춘의 시간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소모되는 것이 아까웠다. 그때 나에게 변화의 불씨를 틔운 것은 단 한 페이지의 글이었다.
밤마다 복잡한 마음에 잠 못 이룰 때마다 침대 맡에서 종종 낙서를 했다. 하루는 답답한 마음에 아무 공책을 펴서 낙서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아무렇게나 글을 써 내려갔다. 수많은 고민과 생각들, 과거에 대한 회한이나 앞으로의 계획들로 일기 한 장을 꼬박 채웠다. 순간 마음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서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였을까, 글쓰기가 내 일상의 동아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상은 들어맞았다. 당시 썼던 아침 일기의 내용을 보면 나의 하루가 오전 11시 즈음에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아침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시간이었지만 나는 일어나자마자 꼬박 세 페이지씩 글을 썼다. 이후 나의 머리맡 낙서장은 아침 일기장이 되었고, 노트 한 권을 모두 채웠을 때 그 후련함이 나에게 새로운 시작을 일러주었다. 그렇게 나는 암흑기 속에서 글쓰기로 한 줄기의 빛을 찾았다.
아침시간의 경제적 이익
아침시간의 경제적 이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