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vs 종이

글쓰기용 매체 선정하기

by 이진

 한국갤럽조사연구소의 2019년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인구의 90% 이상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닌다고 한다. 이제는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스마트 워치나 패드와 같은 수많은 디지털 기기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인터넷과 모바일이 대세가 되면서 전 세계 사람들을 한 곳에 엮어주는 플랫폼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가 바로 그 예다. 이러한 SNS에서도 우리는 간편하게 글을 쓰고 읽을 수 있다. 소셜 미디어의 장점은 메시지가 퍼져나가는 속도가 빠르고, 쉽게 여러 사람들에게 공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진이나 영상을 덧붙여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생생하게 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장점을 가진 SNS 플랫폼에 글을 쓰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나는 아직도 종이와 펜에 대한 이야기를 놓지 않을 수 없다.



 종이가 주는 안락함


 우리가 종이에 쓰는 글을 우선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통제능력에 있다. 종이 한 장, 또는 노트 한 페이지에 집중하고 글을 써 내려가는 것은 스스로 오롯이 통제가 가능하다. 솔직한 이야기도 조금 더 자유롭게 나열해볼 수 있고, 자신이 쓴 글을 다시 읽으며 판단하지 않는 이상 아무런 피드백이 없으니 마음 가는 대로 글을 쓸 수 있다. 하지만 SNS는 그 철자가 'Social Network Service'인 만큼 사회적 관계망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나를 팔로워 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내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은 누구인지에 따라서 글의 맥락이 수정되고 날 것의 생각도 둥그렇게 깎여져 표현된다. 이러한 경험이 한두 번 반복되다 보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에 집중해야 할 글쓰기가 주변의 반응에 신경 쓰는 글이 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홀로 쓰는 글, 종이와 노트에 쓰는 솔직한 글쓰기를 택해야 한다.


 종이는 우리의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자극한다. 종이의 촉감, 펜 촉이 닿는 느낌, 사각사각 소리, 때에 따라 산뜻한 나무 향이 나는 종이도 있다. 이러한 공감각적 경험은 글을 쓰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만약 지금 주변에 종이와 스마트폰이 있다면 눈을 감고 왼손에는 종이, 오른손에는 스마트폰을 만져보자. 자, 어떤 느낌이 드는가? 따뜻하고 포근하거나 매끄럽기도 하고 차갑기도 할 것이다. 나의 경우 왼손에 닿는 종이의 촉감이 조금 더 친근하고 긍정적으로 느껴진다. 이유도 일리가 있다. 인간에게 스마트폰이 쓰이게 된지는 20년도 채 안되었지만, 종이는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오랫동안 인류의 역사를 함께해왔기 때문이다. 어마어마한 세월을 함께한 종이가 우리에게 더 편안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스마트폰으로 글을 쓰게 되면 메신저 알림이나 문자메시지, 전화 등으로 오롯이 글쓰기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글을 쓰는데 만일 친구가 메시지를 보내오면 바로 확인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이외에 광고성 문자는 물론이고 급작스럽게 오는 전화 등, 스마트폰은 통제가 불가능하고 여러 가지 변수가 존재한다. 순간을 통제하고 자기 자신에게 몰입하는 방법을 기르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으로 쓰는 글보다 종이 위에 쓰는 글이 더 큰 힘을 준다. 포근한 종이 위에 써 내려가는 글 속으로 완벽히 빠져들어보자. 그 몰입의 경험은 하루의 시작에 앞서 한 끼 식사만큼의 활기를 부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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