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찾고 싶을 때
매일매일 쏟아지는 강연과 책에서 항상 나오는 말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그것을 따르세요!'
우리 모두가 수없이 많이 들은 이야기다. 하지만 정작 우리에게는 물음표로 와 닿기만 한다.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따르라는 것인가! 10대 때는 입시로, 20대 때는 취업으로 이미 목표와 루트가 정해진 대한민국에서 좋아하는 것을 따르라는 조언은 다소 사치로 들린다. 한 방향으로 수렴하는 목표를 따르며 살아온 약 20-30년가량의 인생 속에서 어떻게 나만의 생각이란 것을 할 수 있었을까. 말을 하다 보니 슬퍼지는 우리네 청춘의 단면이다. 나만의 생각이랄 것도 하나 없이 경주마처럼 달리다가 한 지점에 도달해있을 때 슬럼프가 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 목표 지점이 대학교였든 회사였든 간에 말이다. 그렇다고 계속 낙담하거나 사회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언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우리도 자기 이해의 여정에 한 걸음을 내디뎌보자.
글을 쓰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세상 어떤 분야에서든 융합되는 능력이다. 만일 내가 좋아하거나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지 않다면, 가장 먼저 글쓰기를 해야 하는 이유다. 먼저 글을 쓰는 데에는 아무런 값비싼 도구가 필요하지 않다. 단지 종이와 펜만 있으면 된다. 또는 안 쓰는 노트를 찾아서 한 권 집어 들어도 된다. 우리가 이미 모두 가지고 있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글쓰기이다. 일기든, 블로그에 쓰는 글이든 자신의 생각 또는 가치관을 드러내는 글이라면 무엇이든 좋다.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을 글로 표현해보자.
"글 말고 그림이나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면 안 되나요?"
"왜 꼭 글쓰기여야 하나요?"
나 또한 그림을 그리는 것을 무척 즐긴다. 대여섯 살 꼬맹이 시절에는 꿈이 화가였고, 대학교에서는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그림이나 이미지와 연결된 예술적 표현의 삶을 꿈꾸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내가 그림을 나의 표현 방식으로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그림에서 나타나는 표현의 '함축성' 때문이다. 패션디자인도 그렇다. 나의 경우 대학교에서 패션디자인을 배울 때, 분명 디자인으로 드러내고 싶은 주제와 스토리가 있지만 그것이 옷으로 연상되었을 때 구체적으로 풀어지지 않는 답답함이 있었다. 주로 이미지를 활용하는 분야는 정확히 표현되기보다는 함축되며 완성된다. 이러한 함축성이 곧 그림이나 디자인의 매력이기도 하다. 반면 글쓰기는 확실하게 나의 생각을 분해하고 이해하는 과정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 샅샅이 알아보고 관찰하기 위해서는 글로써 표현되는 구체성이 필요하다.